말의 힘 -말하는 대로-
말의 힘 -말하는 대로-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5.07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늘 말하던 것이 마침내 사실대로 되었을 때 사용하는 속담이다. 

어릴 때부터 부정적인 말을 하면 어른들에게 주로 들었던 말인 것 같다.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지만, 안 좋은 얘기를 내뱉고선 정말 그 말처럼 될까봐 두려워서, 벽을 세번 치라던가 '퉤퉤퉤'라고 말하라던 이야기를 마냥 흘려들을 순 없었던 기억이 난다. 

말이 씨가 된다는 건 꽤 무서운 얘기다.
말이 지닌 커다란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과 신념은 말로써 드러나고, 그 말은 행동이 되어 습관처럼 내 삶을 지배한다. 그리고 그것은 간디의 말처럼 그대로 나의 운명이 될 수도 있다. 말에 실린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달변가들을 접할 때가 종종 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뭘까? 수려한 말솜씨만으로 무장한 입만 살아있는 달변가는 상대방의 귀를 열수는 있지만 마음을 열기는 어렵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에서 공감하는 것이 함께 이루어질 때 귀와 마음을 모두 열 수 있는 것이다.

말싸움을 잘하는 것이 말없이 들어주는 것의 우위에 있기는 힘들다. 많이 들어준다는 건 이미 상대를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헤아림 후에 하는 말이라면 그 말 한 마디가 갖는 진정성과 품격은 큰 힘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성인들이 모여 있다는 정치판에서 고성과 막말이 난무하고 서로 헐뜯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때, 얼마나 품격이 떨어지고 공감받지 못했는가를 떠올려 본다면 그들의 국민에 대한 헤아림이 매우 부족함을 알 수 있다.

탈무드에서는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 역시 입으로 걸린다'고 했다.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라도 그 말의 힘과 무게는 언제 다시 부메랑이 되어 나를 짓누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어의 무서운 잠재력이다.

사람이 하루에 사용하는 단어는 무려 7만개나 된다. 일상적 대화만 주고받았다고 생각해도 이렇게나 다양한 단어를 써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더 적절한지를 생각해서 말하는 사람이라면 대화의 고수일 것이다. 그러나 말은 좋은 단어만으로 감정전달이 되지는 않는다. 감정이 실린 언어가 '말'이다. 어떤 말투로 이야기 하느냐가 곧 감정과 의사표현으로 직결된다. 

우리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많은 위로를 받곤 한다. 나의 말을 경청하고 따뜻한 온도의 말투로 건네는 한 마디의 말은 냉정하고 길고 긴 충고보다 커다란 힘이 된다. 자칫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냉정한 충고는 무례하다. 

'너는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된 거야. 앞으로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될 거야.' 이런 말은 고맙지만 사양하고 싶지 않을까?  '그랬구나. 괜찮아, 다 잘 될거야.' 사람들이 정말 듣고 싶은 말은 이런게 아닐까?

누군가가 항상 나에게 부정적 말만 일삼는다면, 내 인생이 행복할 수는 없다. 당신은 잘 될 거라고 계속 듣게 된다면 정말 잘 될 것만 같은 희망을 품게 된다. 그리고 그 희망은 내 삶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어느 순간 빛을 내게 되어 있다. 그 빛은 행복으로 나를 이끌 것이다. 

좋은 말은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선순환을 만들어 낸다. 상대방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나를 헤아리는 마음으로 좋은 이야기를 나에게 반복해 보자. 그 말이 어떤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는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MBC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처진 달팽이’ (말하는 대로)
▲MBC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처진 달팽이’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 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처진 달팽이(이적&유재석)의 노래 
   <말하는 대로> 가사 중에서-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행복이 2023-05-08 00:58:57
과거에 비해 비문과 목적어 없는 괴랄한 말들이 그 어느 때 보다 유행하는 현재
스스로를 돌이켜 보게되네요. 농담이라도 좋은 말보다 안좋은 말을 가볍게 쓰고
자신에게도 하루에 몇번씩 죽겠네를 숨쉬듯 내뱉는 삶인데 하나하나 좋은 말로
바꿔 길들여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