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강제동원 배상문제에 대해 언급을 했지만 국내 여론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직접적인 사과 혹은 반성의 표현이 없었다면서 아직도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일본 정부 차원에서 강제동원 피해를 직접 언급한 것이기 때문에 나름 발전적인 모습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런 평가는 앞으로도 한일관계에 있어 여러 가지 난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강제동원 배상문제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나름 부족한 표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일본 정부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유감 표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축소된다는 평가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102분간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같은 유감 표명을 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유난히 관심이 깊었던 것은 과연 기시다 총리가 어느 수준으로 강제징용 피해에 대해 언급할 것인가 여부였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시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을 비롯해 역사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지난 정상회담보다는 다소 진전된 내용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어려운 환경 아래에서 다수의 분들께서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을 대단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말은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유감은 일본 정부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시다 총리의 유감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통 큰 양보에 대해 상응하는 반응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다소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올 때 나름대로 생각했던 본인의 인식과 발언을 준비했다가 자발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평가를 했다. 한일관계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데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

하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본 총리가 공식적으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유감을 표명했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의 표현이 없었다는 점에서도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다.

다만 마음을 담아서 진정성 있게 표현해준 것으로 인해 셔틀외교 복원의 첫걸음이 됐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만 하다. 이로 인해 한일관계가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대화와 소통을 통해 난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과거사에 얽매였던 한일관계가 윤석열 정부의 통큰 결단과 그에 따른 기시다 총리의 답방을 통해 해결을 했다는 평가다. 그리고 이로 인해 한일관계가 더욱 공고히 해지면서 그에 따른 동북아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성과 사과가 없었는데

하지만 한쪽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반성과 사과가 없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유감’이라고 표현한 것이 과연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발언이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눈 가리고 아옹한 격이라는 것이다.

한일 과거사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한일관계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정권이 교체되고, 일본도 정권이 교체된다면 한일 과거사는 또 다시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것은 충분히 매듭을 짓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사 문제를 마냥 덮고 가겠다는 윤석열 정부와 일본 정부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박은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