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사는 인생
의식의 흐름대로 사는 인생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5.1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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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식의 흐름대로 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가 있다.
어떤 맥락 없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대로 무질서한 행동을 이어갈 때 사람들은 그렇게 표현하곤 한다. 의식은 깨어있는 상태에서의 자각이며, 모든 것에 대해 직접 경험하는 심리현상 전반적인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깨어있는 순간에는 무조건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낀다. 다만 그러한 생각, 기억, 느낌들이 늘 정돈되어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의식의 흐름'은 끊임없이 생성, 변화하는 의식의 연속성을 강조한 말로,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처음 사용한 심리학 용어이다. 이후 문학에서는 소설 속 인물의 파편적이고 무질서하며 잡다한 의식세계를 자유로운 연상작용을 통해 가감 없이 표현되는 하나의 기법으로 '의식의 흐름'이란 용어가 사용 되었다.

정돈되지 않은 여러 가지 생각의 조각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채 나타나고 변화하는 인간의 의식세계가 바로 의식의 흐름이라는 말로 표현된 듯하다.

흐른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을 뜻한다. 물이 흐른다. 시간이 흐른다. 참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어쩌면 우리의 생각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흐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모든 것, 우리의 모든 의식은 언제든, 어디로든 흐를 수가 있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의식은 자유롭게 관여할 수 있다. 흐르는 물이나 시간처럼 통제 불가능의 영역도 아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인식되는 모든 작용에 대해 비교적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의식이 아닌, 잠재의식이나 무의식이다. 사람들은 '생각한 대로' 보다는, '나도 모르게'로 살아지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아는 '나'가 다는 아닌 것이다. 나의 의도가 다분한 '의식'은 무의식적 말투, 행동, 표정에 지배당한다.

의식보다 무의식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그것은 물이나 시간만큼 그러하다.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것. 아주 큰 당연함이지만, 통제가 쉽지 않은 것. 그게 바로 무의식인 것이다. 그래서 무의식에는 가식이 있을 수 없다.

본인은 자기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무의식의 영역에서 뭔가를 행동할 때도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무의식 상태에서 감정과 마음을 처리하고 대응하는 방식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그게 그 사람의 본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가진 감정의 수는 같다. 그렇지만 그것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풀어나가는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이를 두고 '운명'이라 부른다."
      -칼 구스타프 융-

잠재의식 속 우리의 관념은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에 선택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통제하기 어려운 무의식을 어떻게 의식화 할 수 있을까? 안타깝고 지루한 답이겠지만, 정답은 '반복'이다.

사실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무의식적인 말과 행동은 그동안 반복적인 학습에 의해 뇌 속 깊이 저장된 것들이다. '나도 모르게'라는 것은 습관을 말한다. 반복활동을 통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사전에서는 의식이 접근할 수 없는 정신의 영역, 또는 우리들에게 자각되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는 정신세계를 잠재의식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삶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잠재의식이나 무의식에 의식이 전혀 접근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어차피 그 모든 것은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의도를 지닌 반복활동을 통해 통제가 가능한 의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잠재의식과 무의식의 무한한 긍정적 가능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논리나 이성적 요소가 다소 떨어지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우리 삶은 직관적으로 해답을 찾아가야 할 때가 많다. 그리고 무의식의 세계는 쉬지 않고 깨어있다. 그렇게 내 삶의 대부분을 지배한다. 

칼 융은 '우리 모두의 내면엔 우리가 모르는 또 하나의 자신이 있다'고 했다. 우리 모두는 이중인격자 인지도 모른다.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내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친구여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나의 잠재의식 속에서 더욱 잘 드러날 수도 있다. 그것에 거짓은 없을 테니까.

우리는 꾸준히 무의식을 의식해야 한다. 그리고 의식 안에서 좋은 것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함에 있어 질서는 중요하지 않다. 훌륭한 가치관과 습관을 지닌 사람의 무의식의 세계는 빛이 날 것이며, 의식의 흐름대로 사는 삶 속에서도 통제력은 우리의 손 안에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당신이 선택한 결과다.
선택의 과정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인생의 모든 면면을 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책임지는 데서 오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로버트 베넷-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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