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업】 KT, 실적 꼴찌에 압수수색까지 '뒤숭숭'
【투데이기업】 KT, 실적 꼴찌에 압수수색까지 '뒤숭숭'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5.18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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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KT 본사 등 10곳 압수수색
구현모 전 대표는 쪼개기 후원 혐의로 벌금형 구형

새로운 CEO 선임 작업 난항, 오는 7월 중으로 마무리?
통신3사 1분기 영업이익 1조2411억원, KT 실적은 꼴찌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KT 본사, 계열사, 협력업체와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중이다. 구현모 전 대표 등은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에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 장악을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KT 본사, 계열사, 협력업체와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중이다. 구현모 전 대표 등은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에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 장악을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검찰이 KT 본사와 계열사 KT텔레캅 본사, 협력업체 등 10여곳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구현모 전 KT 대표가 품질 평가 기준을 유리하게 바꾸는 방식으로 보안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것. KT는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경영 공백 문제는 물론 1분기 실적 악화까지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이번 압수수색까지 더해 뒤숭숭한 모양새다. 

KT 본사와 계열사 등 10곳 전방위 압수수색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종로구 KT 사옥과 성남 KT 본사, 계열사 KT텔레캅 본사, KT에스테이트, KDFS, KSmate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압수수색은 KT가 보안 계열사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로동에 위치한 KT텔레캅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도 벌인 바 있다. 

KT텔레캅의 KT그룹의 보안 계열사로 에스원, SK쉴더스와 함께 국내 3대 보안업체 중 하나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구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부터 시작됐다. KT텔레캅은 구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 KT에스테이트를 대신해 KT그룹의 시설관리 일감 발주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KT텔레캅은 KT에서 수주받은 시설관리 일감을 KDFS와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맡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4개 업체 중 유독 KDFS에 맡기는 일감이 늘어났고 2016년 45억원에 불과했던 KT텔레캅의 KDFS에 대한 일감 규모는 2021년 494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감 규모는 늘어나 KT텔레캅의 일감 약 80%가 KDFS로 쏠렸다. 이 과정에서 KT는 품질 평가 기준을 KDFS에 유리하게 바꿔 일감 몰아주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황욱정 KDFS 대표가 KT 출신으로 홍보실 기업홍보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라는 점과 남중수 전 KT 회장의 측근이었다는 점은 구 전 대표의 선임에 역할을 한 남 전 회장과의 연관성까지 의심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하청 관련 실무를 담당한 신모 KT 경영지원부문장을 비롯해 구 전 대표와 황 대표, 남 전 대표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벌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구 전 대표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구 전 대표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구 전 대표 사법리스크...새 대표 선임은 난항

KT는 압수수색 외에도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구 전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벌금 1000만원이 구형됐다. 구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민영화된 지 20년 된 사기업인데도 여전히 외부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려운 KT의 특수성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검찰은 재판부에 벌금형을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2014년 5월~2017년 10월기간 동안 구 전 대표가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11억5000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4억3790만원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구 전 대표와 KT 전·현직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구 전 대표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에게 1400만원의 후원금이 전해졌고 KT 전·현직 임원 10명도 대관 담당 임원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던 구 전 대표는 강력한 연임 의사를 접고 결국 대표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신임 대표 후보에 구 전 대표의 측근인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장(사장)이 최종 단독 후보로 선임되면서 KT 대표 선임 과정은 이권 카르텔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거듭되자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후보에서 사퇴했다. 

현재 KT는 이사회를 구성할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작업을 마무리하고 최고경영자(CEO)를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예비 후보 19명과 외부 전문기관 추천 인사로 후보진을 구성하고 최종 후보를 간추린 뒤 다음달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이 먼저 선임된다. 이후 KT는 7월 중으로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KT 본사, 계열사, 협력업체와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중이다. 구현모 전 대표 등은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에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 장악을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초유의 경영공백 상태인 KT는 올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4%가 줄어 들었다. 사진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통신3사 영업이익 1조 넘었는데 KT 실적 꼬꾸라져

지난 2월 구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3개월 가까이 경영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KT는 올해 1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KT는 1분기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2.4% 줄어들었다. 순이익(3096억원)은 무려 32%가 감소했다.

KT는 실적과 관련해 전년도에 부동산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KT는 지난 2021년 마포솔루션 센터를 매각해 746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고 이점이 지난해 1분기 실적(6266억원)에 반영돼 역기저 효과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물가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자체 평가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같은 기간인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722억원, 영업이익 49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4.4%가 증가한 것과 비교가 된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 3조5413억원, 영업이익 2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0.4%가 줄었다. 

이동통신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가 줄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연속 영업이익 합산 1조원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가 디도스 공격에 따른 서비스 장애 보상으로 주춤거리고 SK텔레콤이 호실적을 기록한데 비해 KT는 통신3사 중 가장 큰 영업이익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초유의 경영공백으로 주요 결정이 미뤄지고 CEO 선임 과정이 불투명한 양상으로 가는 등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가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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