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힘, 그만두는 용기
버티는 힘, 그만두는 용기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5.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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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인내보다 나은 것은 없다.
어떤 것에도 이기는 것은 오직 끈기와  결단력뿐이다.
버텨라!"        -캘빈 쿨리지-

끈기가 있다는 건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는 태도로, 어려울 때도 포기하지 않고 난관을 극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는 것은 ‘살아지는 것’과 ‘살아내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살아내야 한다는 건 결국 버텨냄이고, 그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희망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 버텨내고 살아내다 보면, 삶은 그렇게 살아지게 되어 있다.

끈질긴 인내력을 발휘해 열심히 사는 사람의 성공은 어느 정도 보장을 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내를 성공의 열쇠로 여기고 '존버'를 감행한다. 존버는 사실 은어다. 비속어와 '버티기'를 합성해 만든 은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힘들어도 열심히 버텨내야 하는 고충을 담고 있는 말이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요즘처럼 살기 힘에 부치는 시대에 사람들은 성공해서 버틴 게 아니라 버텨냈기에 성공하는 것이라 믿는다. 

대체로 버텨야 한다는 건, 하기 싫은 일이나 힘든 일을 해야 할 때를 말하며, 그것에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꾸준함과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존버력'은 성공한 사람들의 능력 중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손꼽는다.

"버티는 삶이란 웅크리고 침묵하는 삶이 아닙니다. 웅크리고 침묵해서는 어차피 오래 버티지도 못합니다.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지금 처해있는 현실과 나 자신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허지웅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중-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저 오기가 아닌 판단에 근거해 버틸 수 있다며,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다. 잘 버텨내야만 잘 살아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하기만 하는 인생은 고단하다.
열정은 번 아웃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삶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덧셈만 한다면 그 무게는 쌓이고 쌓여 균형을 잃고 우리를 넘어지게 할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뺄셈의 지혜도 필요하다.
놓기, 버리기, 그만두기, 이런 것들이다.

그런데 의외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도 과감하게 끊는 것이 훨씬 어렵다. 하는 것 보다 안 하는 것이 더 힘들다. '다 때려치우고 싶다'라며 넌더리가 난다던 사람조차 쉽게 그만두지 못하게 만드는 건 뺄셈이 주는 두려움이 아닐까? 내 손에서 놓는다는 것이 다 잃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만두는 것. 거기에는 과감한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사소한 일상 속 변화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만둔다는 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더욱 그렇다.

포기도 선택이다. 나를 위한 하나의 선택인 셈이다. 일에서 일 수도, 인간관계에서 일 수도 있겠지만, 끈기로 버티든 그만두기로 결정하든 인생의 행복을 위해 내려야 하는 결단인 것이다.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이렇게 지속하는 게 무슨 소용일까? 어떻게 흘러갈지 뻔하지. 제이크는 좋은 남자지만, 거기까지야. 이미 알면서도 하던 대로 지속하는 게 인간 본성인지도 몰라. 지속성을 변경하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와 결단을 필요로 하니까. 결국 해오던 더 쉬운 길로 흘러가는 거지.
움직이던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듯이 사람들은 관계의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 뉴턴의 제1법칙이랄까. 그것이 인간의 기초 물리학 법칙일지도 모르지."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중에서-

잘 버텨내야 잘 살아지듯이, 잘 그만두는 것 역시 잘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며 결단이다. 결국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의 문제인 것이다. 원하는 삶을 위해 내리는 최선의 선택들이라면, 후회없이 행복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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