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대우조선해양 새 출발, 한화오션이 짊어진 과제
【투데이경제】 대우조선해양 새 출발, 한화오션이 짊어진 과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5.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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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역사 속으로, 한화오션으로 새 출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완료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한다. 한화그룹은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민영화 시도가 22년만에 이뤄진 가운데 인수 이후 조직 안정과 10분기 연속 적자의 수익성 개선 등이 한화오션의 과제로 남았다. 

대우조선해양, 한화오션으로 새 출발

23일 대우조선해양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명을 ‘한화오션㈜(Hanwha Ocean Co., Ltd.)’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의 모든 의안을 의결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 대주주가 됐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한화오션의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부회장이 선임됐다. 또 사내이사로는 김종서 사장과 정인섭 사장이 선임됐다. 김종서 사장은 상선사업부장을 맡고, 정인섭 사장은 거제사업장 총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빠른 경영정상화와 해외시장 확장을 지원한다. 

한화오션의 ‘오션’은 ‘지속가능성’과 ‘도전’을 의미한다. 권혁웅 한화오션 신임 대표는 임직원들을 향한 CEO 편지를 통해 “오션의 임직원들은 옥포만 위에 세계적인 회사를 일궈낸 저력이 있고, 한화에는 수많은 M&A를 통해 역량 있는 기업과의 시너지로 핵심사업을 이끌어 낸 성장 스토리가 있다”면서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한화그룹은 기존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역량과 방산 분야의 경쟁력, 우주항공 분야에서 한화오션을 앞세운 특수선 건조와 해운업, 해상화물운송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 종합 방산·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27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결과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 27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결과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22년만의 민영화, 결국 한화그룹 품으로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은 파란만장한 역사의 주인공이다. 과거 대우그룹 소속이었다가 1999년 10월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2000년에 대우조선공업(현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종합기계(현 HD현대인프라코어), 청산법인 대우중공업으로 나눠졌다. 이후 워크아웃을 거쳐 2002년 지금의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 됐다. 

2000년 중반 조선업 호황기가 잠잠해지면서 2008년 들어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진행됐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한화그룹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고 그 중 한화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매각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화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그룹이 제시한 자금조달 계획이 산업은행과의 의견 차이를 보여 결국 인수가 결렬됐다.

이후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으나 EU가 독점 우려를 이유로 기업결합에 반대하면서 또 인수가 무산됐다. 지난해 산업은행이 통매각 방침을 내세워 한화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면서 매각 작업이 다시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12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 만에 대우조선해양은 결국 한화그룹의 품에 안겼다.

한화그룹으로써는 2008년 인수 시도 이후 15년 만의 성공이다. 당시 김승연 회장에 의해 추진된 인수 작업이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으로써는 2001년 이후 5차례에 걸친 민영화가 번번히 실패하다 6번째 성공해 22년만에 민영화를 이루게 됐다. 

23일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사진/뉴시스)
 한화오션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끊어내기 위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는 물론 경영 안정화와 조직 안정화 등의 숙제를 떠안았다. (사진/뉴시스)

10분기 연속 적자 개선 최우선 과제

한화오션의 최우선 과제는 10분기 연속 영업 적자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연속 10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44398억원, 영업손실 628억원, 당기순손실 120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해 부채비율이 1858.3%까지 치솟은 상태다. 특히 1분기 연결 기준으로는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손실을 봤다는 점은 한화오션으로는 부담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성이 높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따냈고 전체 수주 잔량의 절반이 LNG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향후 수익성 개선에 희망을 보이고 있다. 또 3년치 이상 일감에 해당하는 40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점도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수익성 개선 뿐만 아니라 조직 안정화도 과제로 남는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공기업 체제로 운영 중이다. 직원 대부분이 민간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적어 향후 변화된 체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고 회사도 직원들의 안정을 도와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현재 한화그룹이 인수 이후 직원 이동과 인사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한 가능성도 있어 내부적으로 직원 불안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다만 한화그룹은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와의 관계 유지를 위한 발자국은 이미 내딛은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인수 과정에서 한화그룹에 ‘인수 위로금’을 요구했는데 한화그룹은 매출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조건부 위로금 지급을 약속하면서 노조와는 원만한 시작을 보였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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