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진단】 비명과 친명 사이 '​​개딸' 악마화 배후는
【투데이진단】 비명과 친명 사이 '​​개딸' 악마화 배후는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5.2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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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이 공개한 욕설 문자의 주인, 민주당 당원 아닌 것으로 드러나
어느 시대도 강성 팬덤은 존재, 무조건 악마화는 경계해야 한다 지적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팬덤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이원욱 의원이 강성 팬덤의 소행이라면서 자신을 비난한 문자메시지를 공개했지만 해당 문자메시지의 주인이 민주당 당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딸들은 비명계가 자신들을 악마화하고 있다면서 분노하고 있다. <편집자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4기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4기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정치권에서 강성 팬덤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미군정 당시에는 강성 팬덤은 주로 ‘폭력’을 사용했고, 테러가 자행되기도 했다. 미군정 시대를 지난 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정치인에 대한 강성 팬덤은 여전히 존재했고, 강성 팬덤은 경쟁 정치인에게 공격을 가했다.

다만 공격 방식은 변했다. 과거에는 물리적 폭력이었다면 이제는 점차 언어적 폭력으로 바뀌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악마화’가 진행돼고 있다. 

노사모부터 시작한 악마화

강성 팬덤에 대한 언론의 악마화는 노사모 때부터 이뤄졌다. 당시 동교동계라고 불리는 구 민주당계에 대한 비판과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 노사모다. 노사모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그리고 친노 인사들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그 과정에서 ‘난닝구 사건’이나 ‘빽바지 사건’ 등이 불거졌고, 언론의 악마화가 진행됐다.

그 뒤를 잇는 것이 친문계의 악마화였다. 당시 친문 지지층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가 나오자 그에 대해 반발하는 차원에서 문자폭탄을 보냈고, 그것을 언론들이 악마화했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되면서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팬덤에 대한 악마화가 진행됐다. 그러면서 강성 팬덤과의 절연을 비명계가 요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이원욱 의원의 개딸 문자라면서 공개한 욕설 문자 소동이었다. 이 의원은 강성 민주당 당원이라면서 욕설 문자를 공개했지만 윤리감찰단의 감찰 결과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면서 서은숙 최고위원은 개딸을 악마화 하지말라면서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라고 격분했다. 이 대표 역시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의원이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를 확인해 향ㅇ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성 지지층은 어느 시대에도 존재

앞서 언급한대로 강성 지지층은 어느 시대에도 존재해왔다. 문제는 그런 강성 지지층과의 절연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사실 강성 지지층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정치인이 큰 뜻을 이뤄낼 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사모가 없었다면 대통령의 꿈이 현실화되지 못했을 것이고, 문 전 대통령 역시 친문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에게 개딸과 절연하라는 것은 사실상 이 대표에게 정치를 그만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친명계의 논리다.

또한 비명계와 언론이 개딸에 대한 악마화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느 시대에도 강성 지지층이 있었고, 그 강성 지지층이 경쟁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유독 개딸에게만 악마화를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당이라는 존재가 다양한 세력이 뭉쳐 만든 정치적 결사체이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쪽의 목소리를 무조건 ‘개딸’이라고 규정하고 악마화한다면 그 정당은 죽은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목소리 수렴하는 소통 창구 필요

이런 이유로 개딸을 무조건 악마화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서 정책으로 발현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울러 비명계도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원의 손에 의해 뽑힌 당 대표에 대해 과도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명계가 계속해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넘어 ‘사퇴하라’는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면서 강성 팬덤은 더욱 비난의 공세를 높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이 위기에 빠지면 그 위기를 함께 극복할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데 무조건 한쪽만 사퇴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비판을 가하는 즉, 아무런 대안도 없이 무조건 한쪽만 악마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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