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17개월 금리 인상 브레이크...연내 피벗 기대
【투데이경제】 17개월 금리 인상 브레이크...연내 피벗 기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5.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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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월 4월 이어 기준금리 세 번째 동결
다음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7월 13일
이창용,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 "인하 시기상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3.50%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세 번째 연속 동결로 2021년 8월부터 연속 17개월간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주목된다. 물가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계속 인상된 기준금리 인상의 하락 시기가 언제일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연내 피벗(통화정책 전환)기대가 나온다.

2월, 4월 이어 3번째 기준금리 동결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국으행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그간 한국은행이 내세운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은 물가 상승이었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올 1월 물가상승률은 5.2%에서 2월 4.8%, 3월 4.2%로 하락 추세가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3.7%까지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예상 경로인 3%대에 진입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 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 3.8%에서 올해 1월 3.9%, 2월 4.0%로 다소 올랐다 3월에 3.9%, 4월 3.7%로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로 이번 5월달 들어서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2%p 떨어진 3.5%까지 떨어졌다. 이에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1년 전인 지난해 5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국내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이번 금리인상 동결의 큰 이유가 됐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은 축소됐다. 여기에 14개월째 연속 이어지고 있는 무역 적자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로 하락 추세가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3.7%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로 하락 추세가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3.7%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준 다음 달 FOMC서 금리 동결 가능성

국내를 벗어나 세계 경제를 보더라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근원물가는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이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인 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5.00~5.25%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보여 한국은행으로써는 부담이 줄어들었다.

지난 1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 대담에서 “현재까지 진행한 긴축 정책 효과가 지연되고 있고, 최근의 은행 스트레스로 인한 신용 긴축 정도가 아직 불확실한 상태”라며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금리동결 신호로 해석됐다. 파월 의장의 발언 뒤 금리 인상 예상 비율은 33%에서 13%까지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으로써는 현재 역대 최대 폭인 1.75%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5.00∼5.25%) 격차가 부담스럽지만 그간 강경한 매파적 발언을 보이던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400원대를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줬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 시사 등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5월 중순 이후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경제지표,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에 영향받으며 등락했고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변동하다가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미국 중소형은행 리스크와 부채한도 협상,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으로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은행 대출금리가 1년 반전 수준인 3%대까지 떨어지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1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80~5.796%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은행 대출금리가 1년 반전 수준인 3%대까지 떨어지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1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80~5.796%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락 조정, 연내 피벗 가능?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1.6%)에서 1.4%로 하락 조정했다. 국내 경제가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한국은행은 IT 경기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국내 파급영향 정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하반기부터는 IT 경기부진 완화와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최종금리를 3.75%로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여전히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연주의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아직까지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지난 금통위 때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고 한 바 있다”며 “금통위원들도 같은 의견이다. 금리 인하에 대해선 물가가 확실하게 목표 수준에 수렴하는 증거가 있기 전까진 인하 시기를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연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특히, 한국은행이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 격차가 2.0%p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가 우리 금리 인하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7월 13일이다. 이후 8월 25일과 10월 12일, 11월 24일 등 올해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총 5차례가 남아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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