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의 공백은 당정 관계에 영향 미쳐, 국정운영 난항으로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관리형 비대위의 성격 때문에 누구도 비대위원장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관리형 비대위는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자리다. 잘해도 욕먹는 이유는 아무런 잡음 없이 끝내도 4월 총선 참패의 원인 분석을 제대로 못했다는 말을 듣고 못해도 욕먹는 것은 당내 갈등이 표출됐는데 중재자 역할을 못했다는 말을 듣는다.
2개월짜리 비대위원장
국민의힘은 4월 총선 이후 당선자 및 낙선자 회의 등을 거쳐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다만 당헌당규에는 관리형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다음달 3일 원내대표 경선까지 비대위원장을 지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진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진들이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2개월짜리 관리형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이다. ‘관리형 비대위’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권한은 없지만 책임은 많은 자리다. 이런 이유로 피곤한 자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비대위원장에 앉으려고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4선 이상 중진 당선인은 19명이지만 이들 상당수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당수는 당 대표에 도전을 하거나 상임위원장 도전 그리고 국회부의장 등에 대한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런 사람이 2개월짜리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앉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만약 혁신형 비대위원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왜냐하면 당을 자신의 의중대로 색깔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당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관리형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대로 다음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조금만 잡음이 발생해도 크게 부각되고, 그에 따라 비대위원장에게 그 책임이 떠넘겨진다. 혁신형 비대위원장이라면 잡음을 크게 내면 낼수록 오히려 혁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그만큼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정치적 입지가 넓어진다.
관리형 비대위원장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 비판은 상당해지면서 훗날 자신의 정치적 활동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만약 관리형 비대위원장을 끝으로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관리형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아볼만하다.
윤재옥 지명의 불만
또한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재옥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지명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높다. 왜냐하면 윤 대행의 임기는 다음달 3일까지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윤 대행이 지명한 비대위원장이 자칫하면 ‘물러나는 원내대표’에 의해 지명된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에 그만큼 명령체계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새로운 원내대표가 지명한 비대위원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즉, 명령체계가 일선에도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윤 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만큼 현재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인선에 있어서 상당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지도부 공백이 너무 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정 관계 회복
지도부 공백이 길어지게 되면 당정 관계의 회복이 쉽지 않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영수회담을 열기로 했다. 가장 이상적인 장면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에 여당 대표도 함께 하는 것이다. 하지만 4월 총선 이후 지도부 공백 사태가 생기면서 결국 영수회담은 야당 대표와 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국정운영 파트너에 여당 지도부의 공백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될 경우 야당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여당 지도부의 공백이 길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