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 삼성전자 사상 첫 파업...반도체 훈풍에 브레이크?
【기업이슈】 삼성전자 사상 첫 파업...반도체 훈풍에 브레이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7.0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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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10일간 1차 파업...이후 무기한 총파업도 강행 예고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967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을 단행했다. 임금과 성과급 등 처우 개선을 명분으로 파업에 들어간 전삼노의 파업 목표는 생산 차질이다. 지난해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 부문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흑자 전환, 삼성전자에 반도체 훈풍이 불고 있지만 이번 파업으로 브레이크가 걸릴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번째 총파업

지난 8일 전삼노는 경기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날 전삼노는 검은색 우비를 입고 머리에는 붉은색의 총파업띠를 둘렀다. 이날 결의대회 현장에는 조합원 6540명, 반도체 설비·제조·개발 직군에서만 5211명이 참가했다. 

전삼노가 파업을 하는 이유는 임금과 성과급 등 처우개선에서 노사 합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임금 실무교섭을 벌여왔다.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3차 회의에서 일회성 여가포인트 50만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등을 제시했다.

또 사측은 노사 간 임금교섭 최종 타결 전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 조정 결과 발표 지양,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전체 직원에 대한 휴가 1일, 2024년 연봉 사인 거부자 855명에 대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날 파업을 결의하는 자리에서 전삼노는 "총파업 투쟁은 우리 조합의 존립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결정적 순간"이라며 "이번 총파업 투쟁은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이번 투쟁이 실패한다면 모든 협상 권한은 노사협의회로 넘어가 더 큰 불이익을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삼노 파업 목표는 결국 생산차질

전삼노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1차 총파업을 진행한 뒤 점차 파업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전삼노가 밝힌 이번 총파업의 근본 목적은 생산 차질에 피해를 끼쳐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이에 1차 총파업 이후 2차, 3차로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고 무기한 총파업까지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전삼노의 파업 형태는 파업 근태 방식으로 진행된다. 파업 근태란 출근을 하지 않고 무노동, 무임금으로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사측에 통보하는 것을 말한다. 전삼노는 파업과 동시에 사측에 대한 요구안을 ‘2024년도 기본 인상률(3.0%)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에서 ‘855명 포함 전 조합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또 전삼노는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된 모든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라’는 원래 요구안을 ‘파업으로 발생된 임금손실을 보상하라’는 내용으로 수정했다. 그 외에도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의 불투명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개선과 유급휴가 약속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삼노가 무기한 파업을 강행할 경우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파업 첫날인 8일 기준 전삼노 조합원 수는 약 3만657명으로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5000명의 24% 수준이다. 전삼노 조합원 대부분은 DS부문(반도체의 설계, 제조, 판매, 마케팅, 유통)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브레이크 걸릴까

이처럼 전삼노가 총파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삼성전자에 브레이크가 걸릴지 주목된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이라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31%, 영업이익은 무려 1,452.24%가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잠정실적 발표이기 때문에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4~6조원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이례적인 위기를 겪었다. 1분기 4조5800억원 적자에 이어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갔고 전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도 3계단 추락했다. 2022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 1위였던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37%로 대폭 감소하면서 전년 2위였던 TSMC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적자의 늪에 빠졌던 반도체 부문이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흑자 전환돼 반도체 회복의 바람을 탄 상황이다.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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