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서 원희룡 비판 목소리 점차 높아지고 있어
[한국뉴스투데이] 원희룡 국민의힘 당권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향해 강도높은 공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총선을 고의로 패배했다는 발언을 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무리 당권 경쟁이라고 해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역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진흙탕 싸움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역
원희룡 국민의힘 당권 후보가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57분 통화 내용’을 거론하면서 한동훈 후보가 총선을 고의로 패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는 “주변이 다 반대한다고 한들 영부인이 집권 여당 책임자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면 의사소통을 통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한 줄기 빛, 최후의 희망이 열린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총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후보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한 후보는 “어제 선관위가 무서워서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했는데 태세 전환해 오늘 아침부터 신나게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이런 다중인격 같은 구태정치는 청산돼야 한다”고 질타했다.
당내에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권영세 의원은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원희룡 후보가 좀 심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SNS에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정신 차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 안팎에서는 원 후보가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프레임을 깨부수기 위해 배신자 프레임에 이어 총선 참패 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원 후보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아직 총선 백서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 참패 책임론을 꺼내든 것은 섣부른 것이고, 그것은 국민의힘을 둘로 쪼개게 만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선 참패 책임론을 꺼내들어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 후보가 계속해서 한 후보를 공격함으로써 오히려 지지층 간의 감정싸움을 부추기게 됐고, 그것이 전당대회 이후에도 후폭풍으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적정선 지켜야한다는 목소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원 후보가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 선을 넘어서게 된다면 그에 따라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원 후보가 친윤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이다. 친윤계가 한 후보와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원 후보는 친윤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계속해서 한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원 후보로서는 결선투표까지 가게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한 후보를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원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즉, 원 후보의 현재 모습에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원 후보에 대한 반발심이 작동하고 있다.
나경원 어부지리로 이익?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어부지리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오히려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기 때문에 친윤계가 원 후보가 아닌 나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친윤계가 과연 나 후보를 상대로 연판장을 돌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과연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이 정치판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 후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나 후보의 입지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