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지난 6월 발생한 공장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구속됐다. 이는 지난 2022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경영책임자가 구속된 첫 사례다.
지난 28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화성 전지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에 대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산업안전보건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에서 개최된 영장실질심사 결과 박 대표는 숙련되지 않은 파견근로자를 투입해 화재 위험이 높은 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도,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2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가 인정됐다.
이번 구속은 지난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책임자인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첫 사례이다.
강운경 경기지청장은 “이번 사고는 시간·비용절약을 위해 근로자의 안전을 등한시한 결과 23명이라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라며 “앞으로도 안전을 도외시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력공급업체 한신다이아 경영자 정모 씨와 아리셀 안전관리팀장 박모 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한편, 화성 아리셀 화재 사고는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께 경기도 화성시 소재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대형사고다. 아리셀은 지난 1월 방위사업청과 34억원 규모의 리튬전지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4월에는 국방기술품질원 품질검사에서 국방규격 미달 판정을 받으면서 납품 중단 및 재생산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6월분 납기일이 도래하자 아리셀은 ‘1일 5000개 생산’을 목표로 설정하고, 메이셀로부터 근로자 53명을 공급받아 충분한 교육도 없이 공정에 투입했다. 비숙련공 투입으로 불량률이 증가했지만 아리셀은 억지로 결합하거나 핀홀을 재용접하는 방식으로 생산을 강행했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전에도 전해액 주입이 완료된 발열전지 1개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지만 적절한 조치 없이 생산라인을 그대로 가동했고 화재 당일에는 폭발전지와 함께 생산된 전지를 사고 장소인 3동으로 옮기는 등 안전 조치가 미흡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화성 아리셀 화재사고가 납품일정을 맞추기 위한 아리셀의 무리한 제조공정 가동이 낳은 인재라는 결론을 내고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