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영풍석포제련소 대표이사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수사 단계에서 경영책임자가 구속된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29일 대구지법 안동지원 박영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영민 영풍석포제련소 대표이사와 배상윤 영풍석포제련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영풍석포제련소에서는 최근 9개월 사이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지난해 12월 6일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졌고 근로자 3명이 상해를 입었다.
지난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지난 8월 2일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지난 1997년 이후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15명에 달한다.
특히 사고 이후 이들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지우는 등 증거 인멸 혐의가 포착됐다. 이에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에 앞서 최근 서울에 있는 영풍그룹 본사와 경북 봉화군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영풍석포제련소는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그간 지역 환경단체 등과 환경 파괴 문제를 놓고 오랜 갈등을 겪어왔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영풍석포제련소에서는 기준치의 33만 배가 넘는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안동댐은 물론 영풍석포제련소 주변 흙에서 카드뮴이 검출되고 이 지역에서 생상된 농산물에서도 카드뮴이 나온다. 카드뮴은 이따이이따이병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안동댐 물은 경상북도 등 인근 5개 광역시도의 식생활 용수로 쓰이는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지난 5년간 환경부가 주관한 조사를 보면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 2013년 이후 10년간 70여 건이 넘는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고 제련소 주변 주민들의 혈액 속 카드뮴은 국민 평균보다 훨씬 높게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영풍석포제련소의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