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고려아연의 관계사인 영풍정밀 역시 공개매수에 나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투자은행(IB)업계와 MBK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영풍그룹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세우고 9월 13일부터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66만원이다. 공개매수일 이전 3개월 및 6개월 간의 평균 종가에 각각 27.7%와 30.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이는 전날인 12일 종가 55만6000원에 18.7% 프피미엄을 얹은 가격이고 52주 최고가인 55만7000원에 비해서는 18.5% 높은 가격이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고려아연 보통주 144만5036~302만4881주(6.98~14.61%)다. MBK파트너스가 144만259~301만4881주(6.96~14.56%)를, 영풍은 4777~1만주(0.02~0.05%)를 취득하는 게 목표다. 투입자금은 9537억원에서 2조9964억원으로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공개매수 사무 취급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에 고려아연 주주와 영풍정밀 주주는 NH투자증권 영업점이나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최소 매수 예정 수량에 못 미칠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 만약 최대 매수 예정 수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최대 매수 예정 수량 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MBK 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의 모든 주주에 대해 선관주의 의무를 지는 경영 대리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수 지분에 불과한 자신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지배구조를 왜곡하고 이사회 기능을 무력화하는 등 기업의 재무건전성 및 미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향후 상법상 절차에 따라 경영 대리인이자 2.2% 주주인 최윤범 회장에 관해 제기된 문제와 의혹들을 검토한 후 주주의 이익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며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를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MBK 파트너스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고려아연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예고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2만원으로 공개매수 대상 주식에 대한 최소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43.43%) 안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할 예정이다.
한편, 영풍그룹은 재계 자산 순위 32위(2024년 5월 기준)로 1949년 장병희(영풍), 최기호(고려아연) 창업주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후 장씨 일가의 영풍과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은 3대에 걸쳐 공동 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비철금속제련 1위사인 고려아연이 차입을 늘려 이차전지 사업에 투자하고 배당을 줄이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3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씨 일가의 경우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우호 지분을 합치면 33.2%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씨 일가의 지분만으로 보면 고려아연 지분은 15.9%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영풍은 고려아연이 배당을 줄이겠다는 결정을 반대하고 나섰고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서린상사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결국 영풍과 고려아연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