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페라와 뮤지컬은 어떻게 출발했나?
오페라 VS 뮤지컬④
2014-07-02 주종빈
뮤지컬은 향락적이고 오락적인 것을 추구하는 데서 출발하였다. 그런 공연 양식을 견지하면서 크게 타락하지 않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근본은 향락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적 화려함이 제시해주는 주의력의 요구에 순응하며 센세이션이라는 공간 속으로 감금되는 경향이 있다. 고대인의 아무런 욕망이나 후회도 없는 광적 열광과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각적 화려함이나 대중적인 음악이 뮤지컬의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뮤지컬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서로의 이질적인 관계를 외면하고자 하는 생각도 없다.
뮤지컬은 교양인의 자질이라 할 수 있는 당대의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 그리고 비아냥거림으로 기존의 가치관에 대해 자극을 주는 참여정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때로는 진지한 숙고보다 횡경막의 발작이 우리에게 더 많은 지혜를 주는 법이다’라는 어느 문예이론가의 말처럼 말이다. 단지 고대인처럼 전통 속으로 들어가 그 일부가 될 수 있는 장르로는 오페라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될 뿐이다. 하지만 근래에 창작되어지는 오페라의 성향은 뮤지컬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갖가지 센세이션과 화려한 효과를 동원하여 오페라와 뮤지컬의 상호적인 배타성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오페라는 오페라의 존재로, 뮤지컬은 뮤지컬의 존재를 유지하며 성찰을 통한 각 장르의 작품으로 오페라와 뮤지컬이 관객에게 창조적인 영감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예술적 영매로 부각되기를 기대해본다.
Copyrights ⓒ 한국뉴스투데이(www.koreanewstoda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