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신입행원 100km 행군...女 피임약까지

2018-01-09     조수진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은행이 신입행원을 대상으로 100km행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여직원들에게 피임약을 나눠주고 참석하게 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신입행원들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100km를 걷는 행군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틀간 100km를 걷는 행사를 앞두고 국민은행은 여자 직원들만 따로 모이게 한 뒤 "행군 날 생리주기가 겹치면 힘들 것 같아 피임약을 준비했다“며 ”필요하면 (피임약을) 요청하라“고 말했다.

일부 신입 여직원들이 회사측이 제공한 피임약을 받아 피임약을 먹고 행군에 참여했지만 일부에서는 신입사원들을 상대로 피임약까지 먹여가면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해야겠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으로 해병대 캠프, 행군, 무박등산 등 업무와는 상관없는 극기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신한은행이 신입사원들을 줄세워 기마자세를 취하게 한뒤 3시간가량 복창시키는 '정독'이란 신입사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유튜브 등을 통해 동영상이 공개된 후 군대식 기합이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공분을 샀다.

정신력과 체력 강화를 기본으로 동기문화 조성과 팀웍크 강화라는 순기능이 있다고 사측은 설명하지만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군대식 훈련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직장내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사회초년생들에게 짧은 시간내에 보여주는 방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측은 “말이 행군이지 중간중간에 창의적 미션과정 등을 넣어 직원들의 팀웍을 높이고 성취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며 “행군이란 말이 들어가서 군대식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원래 프로그램 이름은 도전 100km 아웃도어 프로그램”이라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임약과 관련해서는 “모든 상비약을 구비하고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다”면서 “피임약의 경우도 전 직원에게 나눠준 것이 아니고 여직원들만 따로 모아 필요의사를 물어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