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경찰간 '개싸움' 점입가경으로 치달아

결국엔 검경수사권 조정 놓고 야당과 경찰간 마찰

2018-03-26     이주현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과 경찰의 개싸움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자유한국당이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사건 수사를 하는 경찰에 불만을 품고 ‘미친개’ ‘몽둥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경찰이 단단히 화가 났다. 과거 견찰이라는 표현은 사용했지만 정치권 그것도 제1야당에서 공식적인 브리핑을 통해 ‘미친개’ 소리까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대해 경찰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거의 구경하기 힘든 개싸움이다. 자유한국당이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불만을 품고 격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경찰이 단단히 화가 났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경찰을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 혹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표 역시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운하 경찰청장을 향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도랑을 흙탕물로 만든다”고 표현했다.

그러자 일선경찰들이 SNS를 통해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이란 항의 피켓을 내걸며 반발하고 있다. 벌써 인증샷 참여인원이 3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사과의 의사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경찰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도와주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면서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유한국당과 경찰의 개싸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또 이는 그냥 단순히 자유한국당과 경찰의 싸움이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검찰을 개혁하기 위해 검경수사권 조정을 정치권 특히 집권여당은 강하게 추진해왔다.

사실 검경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검경수사권 독립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이루려고 부던히 노력해왔다.

'검경수사권 독립’이라는 표현이 경찰에 초점이 맞춰진 표현이라는 비판이 일자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명칭을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경수사권 조정은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가 돼왔던 문제다. 이는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지휘권을 경찰에게 넘겨주고, 검찰은 기소를 하는 역할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동안 경찰이 과연 수사권을 쥐고 있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검찰 개혁 의지를 강하게 보이자 이번에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이번 수사로 인해 자유한국당과 경찰의 개싸움이 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이 쉽지 않은 상태가 됐다.

현재 자유한국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 간사도 검경수사권 조정에 평소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검경수사권 조정은 더욱 어렵게 됐다.

다만 경찰의 반발 역시 상당히 거세게 나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자유한국당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찰만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 가족들도 함께 반발한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경찰 가족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때문에 이번 개싸움이 자칫하면 올해 6월 지방선거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이번 ‘개싸움’이 경찰과 경찰 가족들에게는 수치심으로 다가온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개싸움’이 장기화되면 오히려 자유한국당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