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조운파특집, 오리지널 가수 대거 출연해

남진, 조운파는 ‘존경하는 선생님‘

2019-01-22     이근탁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어제 21일 KBS 가요무대는 노래하는 시인 ‘조운파’가 작사·작곡한 800여 곡 가운데 엄선된 17곡이 KBS 별관을 가득 채우며 막을 내렸다.

가요무대 조운파 특집은 학창 시절 조운파가 연안부두에서 본 사람들의 애환과 정서를 담은 노래 ‘연안부두’(나미애)와 김동건 아나운서 오프닝 멘트로 시작됐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조운파의 42년 가요인생을 소개하면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가요인생 시작한 조운파는 노래 시인이라 불릴 만큼 대중가요를 문학으로 끌어올린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가요계에서 조운파 작곡가는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곡가로 불려지며 과거 한 레코드사(오아시스 레코드)에 문예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본격 가요작가의 길을 시작해 수많은 스타를 발굴, 양성했다.

특히 이날 김명애가 부른 ‘도로남’의 가사 중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와 같이 현재 힙합 음악에서 유행하는 언어유희 작사 기법이 돋보이는 등 청년시절부터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다.

이날 조운파는 두 번째 무대를 ‘날개’로 장식한 허영란에게 특별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30여 년 전 전성기를 누리던 허영란이 가요계를 은퇴하고 홀연 미국으로 에서 목회활동을 하다 자신의 히트곡이자 KBS 가요대상에 빛나는 ‘날개’를 작사·작곡해준 조운파와의 인연을 잊지 않고 가요무대 조운파 특집에 특별 출연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또한 조운파는 사전 녹화한 VCR을 통해 “말이 다한 곳에 시가 있고 시가 있는 곳에 노래가 있다”라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이어 “말이란 것은 쉽게 할 수 있어 여러 허점이 있다, 시는 그런 것들을 걸러 승화시키고 그 시가 다했을 때 감성과 메시지가 전달되어 노래라는 예술의 경지에 오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신이 가요인생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곡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많은 격려도 받았지만 남성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무슨 아내에게 바치기까지 하냐 ‘라는 비아냥이었다. 

사실 이 노래의 모델은 아내가 아닌 어머니(故 박순남)로 사실상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아닌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이다. 조운파는 이 노랫말을 통해 ‘극단적인 가부장적 문화가 깃든 80~90년대 가족문화가 변화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라고 자평했다.

앞서 언급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비롯해 조운파는 어머니를 통해 음악적 영감을 크게 받았다. 제목부터 어머니를 모티브로 한 노래 ’ 어머니‘는 물론 ’ 칠갑산‘ 또한 고향인(충남 부여) 칠갑산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콩밭 매는 아낙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작사했다. 

이날 최진희가 부른 ’ 어머니’가 무대에 오르자 조운파는 고개를 숙이며 지난 10월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하신 어머니 박순남 여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가요무대 조운파 특집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남진‘은 자신의 히트곡 ’ 빈 잔’과 이를 작곡한 조운파에 대한 무한한 감사를 표했다. 특히 조운파를 ‘존경하는 선생님’이라 칭하며 자신이 외국에서 3년간 있다 왔는데(베트남전 파병) 이후 허전하고 쓸쓸했던 자신의 공백기를 ‘이 노래’가 가득 채워줬다고 밝히며 1982년에 발표한 ‘빈 잔’을 열창했다.

이날 가요무대 시청률은 9.6% (닐슨코리아) 지상파, 종합편성, 케이블을 통틀어 전체 방송 시청률 7위, 전체 음악방송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매주 월요일 방송되는 가요무대 전 주 시청률 9.5%, 8.5%(1월 7일), 7.8%(12월 24일)과 비교해도 최대 2%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한편 가요무대 1595회 조운파 특집은 KBS 홈페이지 또는 POOQ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