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차이만 확인한 '한.미정상회담'

북핵 해결 방식 놓고 文-트럼프 이견 보여

2019-04-12     이주현 기자
▲문재인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11(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북핵 해결 방식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회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톱다운 방식에 빅딜을 고수했으며, 문 대통령은 점진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스몰딜을 주장하면서 입장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는 확인했지만 그 방식을 놓고 서로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회담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11(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회담은 실망스런 회담이라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핵 해결 방식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한마음 한뜻이었다.

하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탑다운 방식의 빅딜을 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일부 대북 제재 완화와 부분적 비핵화 조치를 통한 점진적인 북핵 문제 해결 방식인 스몰딜을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지만 기존 입장에서 좁혀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뜻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곧바로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걸음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감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미 대화 의지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 기존에서 한발 짝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 중재자론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완전히 바뀌지 않는 이상 어떤 결실도 맺기 힘들게 됐다.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여서 미국의 입맛에 맞게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는 이상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결실을 맺기 힘들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더욱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것이 이번에 보여줬기 때문에 북미대화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핵

한 가지 긍정적인 신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북미대화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는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미국의 태도에 실망한 김 위원장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과 같은 문제에 대해 발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자력갱생이외에는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끈을 아직 놓치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비핵화가 추진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