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타격, 정통으로 맞은 제계 ② 외식산업

역대 통계 최저 지표 찍은 외식업체 누적 고객 감소율 서울시에서만 1600개 음식점 폐업… 주로 한식점, 카페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업 허리띠 졸라매고 전폭 지원 나서

2020-04-08     차지은 기자

코로나 19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세계 시장이 휘청거린다. 특히 국내는 비교적 일찍부터 시작된 혼란으로 더 심각한 상태다. 기업은 앞다퉈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고 인력 감축에 나섰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타격 맞은 실물 경제 사정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과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음식점과 카페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1년 만에 최저 찍은 소비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제5차 외식업계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외식업체 95.2%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에 달했다.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과 세계적 팬데믹(대유행)으로 외식 소비심리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시장경기동향 지수는 더욱 심각하다. 100 초과이면 호전이지만 100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하는데, 2월 지수는 29.8로 전월 60.9의 반 토막 수준이다. 비교 가능한 공개 통계 지표에서 역대 최저다. 전통시장 내 음식점업 자영업자들의 타격도 절망적이다. 시장경기동향 지수는 지난 1월 62.4에서 2월 23.9이다.

동시에 소비자 심리지수도 얼어붙었다. 지난 1월 지수는 104.2로 긍정적이었지만 2월 96.9로 내려앉았다.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도 줄었다.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 역시 비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78.4로 전월 대비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달 10~17일 당시 조사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2009년 3월(72.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지출 전망은 1월 110에서 106으로, 외식비지출 전망은 1월 92에서 89로 감소했다.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 중 숙박 및 음식점업 지수 역시 통계 지표에서 역대 최저 수준(72.8→44.5)을 기록했다.

◇코로나 19 이후 95% 매출 감소

또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외식업계 코로나 19 영향 모니터링 조사’ 결과, 600곳의 외식업체 중 고객이 줄어든 업종은 한식(70.9%), 치킨전문점(67.3%), 일식·서양식(61.2%), 중식(57.5%), 김밥 및 기타(47.2%)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회원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식업계 실태조사’에도 코로나 사태 이후 95.2%가 매출액이 줄었다고 답했다. 누적 고객 감소율도 65.8%에 달했다.

또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1600곳이 폐업했다. 전년 동기 1468곳이 문을 닫은 것과 비교하면 9%(132곳)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집(음식점)이 274곳으로 가장 많았고 커피숍·카페가 108곳으로 2순위를 차지했다.

◇CJ 푸드빌, SPC 삼립 등 대기업도 휘청

이처럼 외식 산업이 큰 타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비상체제를 선포하고 사업을 정리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등의 음직임을 보인다. 일부는 임원급 급여를 자진 반납하는 극약 처방까지 냈다. 빕스, 계절밥상, 뚜레쥬르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외식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 수준까지 급감했다.

기업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 여파에 고강도 자구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등 고정 자산 매각을 매각하거나 신규 투자를 동결하고 지출 억제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또한 경영진의 급여를 반납하고 신규 매장의 출점을 보류하기로 했다. CJ푸드빌은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모든 투자를 전면 중단하거나 최소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 2조499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6% 성장한 SPC삼립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2%, 57%씩 급감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뷔페 애슐리도 최근 송도커넬워크점을 폐점했다. 매장별 상황에 따라 단축 영업도 시행 중이다.

◇마케팅과 특별 예산 편성 나서

신세계푸드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 3월간 올반 대구점과 킨텍스점이 문을 닫으며 현재 센트럴시티점, 영등포점, 부산센텀점 등 세 곳이 남은 상태. 신세계푸드는 가정 간편식인 노브랜드 버거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부터 전국 1480여 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2달간 로열티를 전액 감면하고 커피 원두와 정육, 소스 등 주요 식자재에 대한 공급가를 한시적으로 인하 중이다. 임시 휴업을 한 매장에서 발생한 폐기 식자재에 대한 비용을 본사에서 부담하는 정책도 마련했다.

본아이에프는 자사 배달앱 본오더를 통해 본사 부담으로 배달비 0원 이벤트를 2주간 실시하며 자구책을 찾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대부분 4월 중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가맹점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BBQ는 1억5000만 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해 전국 가맹점 방역에 돌입했다. 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도 가맹점의 원두 지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