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자유 찾은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연 맺어 서로 지분 교환, 우호적인 관계서 사업 협력까지 6년 간의 주주 협력 해지, 지분 매각 자유로워져

2021-03-11     조수진 기자
지난

[한국뉴스투데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자사주를 맞교환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한지 6년만에 주주간 계약 적용을 해소하면서 계약 관계가 끝났다. 지분 동맹은 끝났지만 양사는 사업 협력을 이어가면서 상호간 협의없이 각자의 지분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그리고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어 가는 빅3다. 세븐나이츠 등 모바일게임을 앞세운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우세하고 리니지로 알려진 엔씨소프트는 빅3 중 시총이 가장 높다. 카트라이터와 서든어택 등을 앞세운 넥슨은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 중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의 시대를 열었다.

이들의 인연은 21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였던 넥슨(15.08%)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 공시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이사회 참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 매각, 엔씨소프트의 자사주(8.93%) 보유분 소각, 전자투표제 도입,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배당률 상향 등을 요구했다.

또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이자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중인 인물 가운데 연간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사람의 보수 내역과 산정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2015년

흑기사 자처하고 나선 넷마블

이에 엔씨소프트는 양사가 경영진의 대화 채널을 다시 가동하는 가운데 나온 넥슨의 경영 의견 제시는 시장의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며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양 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사태가 악화되면서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과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주식 2만9214주를 3802억에 취득했다. 넷마블이 발행하는 신주를 3자배정 방식으로 인수한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지분 9.8%를 보유하면서 넷마블 방준혁 의장(24.12%)과 CJ E&M(21.78%), 텐센트(17.52%)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하루 뒤에는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195만주(8.93%)를 3911억에 사들였다. 기존 김택진 대표의 10%와 우호 지분 8.93%을 확보한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경영권 행사를 일각에 잠재웠다. 이에 넥슨은 그해 10월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손을 뗐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주주협력 의무 해지

이처럼 협력 동맹을 맺은 양사는 6년만에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다. 지난 10일 넷마블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 지분 6.8%에 대한 주주 간 계약 적용이 지난 3일 자로 해소됐다고 공시했다. 양사의 주주간 협력 의무가 해지된 것. 

이에 기존에는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상호간 협의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임의로 서로의 지분 매각이 가능해진다. 양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경우 넷마블은 약 1조6000억원, 엔씨소프트는 약 600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의 지분 매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 기술력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와 글로벌 마케팅을 보유한 넷마블은 지분 교환 외에도 우호적으로 사업 제휴를 맺고 협력해 왔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대형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하게 되면서 2016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모바일에 적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은 넷마블의 코스피 상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양사는 엔씨소프트 IP를 기반으로 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게임 서비스 계약을 연장하면서 한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