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 진출 효과? “K유니콘 찾아라”

쿠팡 나스닥 상장하며 투자효과↑ ‘K유니콘’ 기대감도↑ 정부, 아기유니콘‧예비유니콘 발굴 위한 역대급 지원

2021-03-17     이지혜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주식 이용자들의 가장 ‘핫’한 뉴스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쿠팡의 미국 주식 시장 진출을 두고 ‘쾌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쿠팡 상장에 이은 적극적인 정부 지원 정책을 기반으로 K유니콘 기업들의 성장에 귀추가 주목되는 한편, 일각에서는 해외자본 배불리기와 고평가 논란도 우려되고 있다.

쿠팡의

◊ K유니콘 프로젝트

정부는 이달 초,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도 성장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시장개척자금과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육성사업은 혁신적 사업모델과 성장성을 검증받은 아기유니콘 60개사 내외를 발굴·선정,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의 이런 사업 배경에는 유망 스타트업들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함께 진행하는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특별보증은 시장에서 검증된 예비유니콘을 발굴해 유니콘으로 육성 지원하는 기술보증기금의 특별보증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올해 20개사 내외를 뽑아 기업당 최대 100억원까지 특별보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벤처·스타트업 창업붐 조성을 위해 2025년까지 비대면 스타트업 1000개를 발굴하고 아기유니콘이 예비유니콘을 거쳐 K-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K-유니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기유니콘200 참여기업 40개 중 16곳이 6개월 만에 1097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참여기업 42개 중에서는 21곳이 5688억원의 후속투자를 받았다. 또한 참여했던 아기유니콘200 참여기업과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참여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139%, 73.7% 늘었다. 참여 6개월 만에 새로운 일자리도 각각 530개, 1449개를 창출했다. 특히 엔젠바이오, 하나기술의 경우 혁신·성장성을 인정받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했다.

정부는 지속적인 K-유니콘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 창업·벤처·유니콘 기업이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야놀자‧마켓컬리 등 기대

정부 정책이 이토록 적극적인 배경에는 역대 최다규모의 ‘K 예비 유니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쿠팡의 안정적인 나스닥 입성까지 확인되자 뒤를 이을 기업들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는 중이다. 실제로 장외 시장에서 상장을 앞둔 비상장 업체들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오는 2분기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숙박 예약 스타트업 야놀자의 주식은 지난해 말 장외 시장에서 주당 1만4500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7만~8만원 사이까지 올랐다. 증권업계는 야놀자의 기업 가치를 최대 5조 원까지 보고 있지만 장외시장 기준 6조원을 훌쩍 넘겼다.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는 역시 쿠팡에 이어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금융인들과 구체적으로 상장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외 시장에서 지난해 말 2만8000원에 거래되던 마켓컬리는 최근 5만원까지 올랐다.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쏘카는 지난해 SG프라이빗에쿼티(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억원을 투자 받았다. 쏘카는 당시 기업가치를 1조원 넘게 평가 받으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외국계 기관을 중심으로 투자 협상을 진행중인 K유니콘 기업도 있다.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 무신사와 지역 기반 플랫폼 스타트업 당근마켓이다.

최근 무신사는 중국계 벤처캐피탈(VC)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와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투자를 받으면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만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성차별 논란과 불매 운동 등 부정적 이슈가 있었음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당근마켓 역시 최근 외국계 기관투자가들과 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이 시장에서 논의 중인 기업가치만 최대 2조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외국자본의 유입은 쿠팡의 뉴욕증시 데뷔로 한국 유니콘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가능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국내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치가 이전보다 한결 쉬워지며 외국 자본의 투자와 함께 나스닥 상장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 외국자본 의존‧고평가 우려도

하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한다. 무신사나 당근마켓같은 굵직한 스타트업의 몸값이 폭등하며 이를 받아줄 곳이 외국계 기관밖에 없는 상황이라 결과적으로 외국 자본 잠심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스닥 상장을 염두한다고 밝힌 마켓컬리 역시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힐하우스 등 중국계 주주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정부 정책과 민간 투자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수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의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기업 성장의 결실은 해외자본들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적극적인 정부 투자에 비해 스타트업의 가치가 실제보다 고평가되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는 실정이다. 양질의 스타트업이 기대만큼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나 민간 투자가 활발하다보니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받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