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여행지도, 숨은 명소 찾아 떠난다

전국 지역 방문자 수 ‘감소’, 자연 친화 지역은 ‘증가’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테마파크↓ 자동차극장↑

2021-05-30     이지혜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로 여행 수요가 집중되며 여행지도를 확 바꿔놓았다. 전체적으로는 여행지 방문객 수가 줄었지만,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명소를 찾는 이들은 오히려 늘었고, 사람이 몰리는 테마파크보다는 자동차극장이나 캠핑장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전국 지역 방문자 수 ‘감소’, 그러나 자연 친화적 지역은 ‘증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공개한 관광 특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여파에 지난해 전국 지역 방문자 수는 2019년도에 비해 평균 18% 줄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나 비대면 자연 관광지, 캠핑장, 수도권 공원 등은 오히려 방문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빅데이터(KT)를 활용해 분석한 기초지자체별 방문자 수를 보면, 인천공항이 위치한 인천 중구(-37%)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경북 울릉군(-31%)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중구(-29%)와 서대문구(-27%), 종로구(-26%), 대구 중구(-26%)도 방문자 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양양군은 2019년에 비해 방문자 수가 10%가량 늘었다. 섬이 많은 인천 옹진군도 7% 증가했다. 이와 함께 경남 밀양시(7%), 전남 고흥군(6%), 부산 기장군(5%) 등도 방문자 수가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청정하다’는 인식이 있는 지역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놀거리가 없던 곳으로 치부되던 곳들이 사람들을 피해 숨 쉴 수 있는 숨은 명소로 떠오른 것이다.

◆제주 외에도 수도권을 벗어날 수 있다면 ‘OK’
인터파크투어가 올 1~4월 국내항공 발권 데이터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발권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제주 외 지방의 인기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4월 합산 기준 제주 외 지방 도착 노선 발권율이 전체 국내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3%로 전년(6.6%) 대비 14.7%가량 늘었다.
 
최근 인기 노선은 김포~제주가 47.2%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김포~부산(14.4%), 청주~제주(8.5%), 부산~제주(8.2%), 대구~제주(5.5%) 순이었다. 2019년에는 1~5위 모두 제주 노선이 차지했는데 올해는 부산이 제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인터파크투어 측은 “수도권처럼 도심 속 호캉스를 즐기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호캉스로 언택트 여행을 즐기면서도 국내 여행지 중에서도 비교적 멀리 떠나는 여행의 기분도 낼 수 있어서 인기다”고 분석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테마파크 줄고, 자동차극장 뜬다
내비게이션 데이터(T map) 활용 관광지 유형별 검색 건수에서도 국내 여행 지도의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9년도보다 검색 건수가 늘어난 곳은 자동차극장(144%)이다. 대중이 몰리는 영화관 나들이가 꺼려지면서 자동차극장을 찾는 이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캠핑장(54%)과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의 자연 친화적 여행지를 찾는 비율도 높았다.

반면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는 발걸음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카지노(-62%)나 놀이시설(-59%), 경마장(-58%), 과학관(-56%) 등은 검색 건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2019년까지 검색 건수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했던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지난해 여의도 한강공원과 을왕리 해수욕장에 순위를 빼앗겼다.

◆면세점‧영화관 소비지출 급락, 골프장 소비지출 증가
관광업종에 대한 지출도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도와는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관광업종 소비지출은 2019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지난해 BC카드 사용자의 관광업종 지출을 살펴보면, 여행사 등 여행업과 면세점은 90%까지 추락했고, 영화관 등 문화 서비스도 73% 줄었다.

체험형 레저스포츠 소비는 2019년도보다 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충북(19%)과 제주(4%), 강원(3%)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레저스포츠 소비가 오히려 늘었다. 골프장에서의 지출 증가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저스포츠 세부 유형별 지출은 테마파크가 속한 종합레저타운 지출이 61% 감소했고, 스키장도 51%로 크게 줄었다. 반면 골프장 지출은 오히려 2019년도에 비해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 마케팅 중심의 접근에서 ‘안전에 기반한 관광회복’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며 “관광산업 회복은 이해관계자 간 파트너십 및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