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료 인상...손보-금융당국 줄다리기

2021-12-10     조수진 기자
내년

[한국뉴스투데이]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실손보험료 인상을 두고 손해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일부 손보사들이 내년 실손보험료 20% 인상 안내문을 발송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제2의 국민보험인 실손보험의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에 이달 중순 결정되는 최종 인상률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실손보험료 20% 인상?

손보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다음주부터 고객에게 내년 보험료 인상에 대한 안내문을 내보낸다. 보험료 인상률은 각 보험사 위험율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20%이상 인상될 수 있다는 안내가 통보될 예정이다.

이번 안내문을 받아보는 고객은 2009년 10월 판매한 표준화 실손(2세대)과 2017년 3월 도입된 신 실손(3세대) 가입자 중 내년 1월 갱신이 예정된 계약자들이다.

물론, 이번 안내문에서 밝힌 보험료 20%인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험사들은 보험료 갱신 15일 전 계약자에게 서면이나 전화 또는 전자문서로 갱신 안내를 해야한다.

때문에 이달 중순 예정된 최종 인상률 결정과 관련해 손보업계가 예상하는 인상률을 미리 사전 예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만년 적자에 인상 불가피

손보업계는 안내문에 고지했듯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 손실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올해 역대 최고 손실액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

손보업계가 파악한 실손보험 손실액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조3594억원이던 손실액은 2019년 2조4774억원, 2020년 2조4229억원을 기록했다. 만년 적자로 돌아선 모양새다.

올해는 9월말 기준 손실액이 1조96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가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를 올해 총 손실액에 대입해보면 지난해보다 10% 많은 2조6000억대의 손실을 예상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에 진료비 청구가 증가했던 예년 관례로 볼 때 올해 손실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당국, 대폭 인상 요구에 신중

반면 금융당국은 실손보험료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실손보험은 지난 2003년 건강보험의 보완형으로 도입된 후 지난해 기준 가입자 수 3800만명을 넘어서며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국민의 3분의2가 가입한 보험료를 한번에 20% 이상 대폭 인상할 경우 가입자들의 큰 반발이 우려된다.

지난해만 보더라고 손보사들이 1·2세대 실손은 20% 이상, 3세대 실손은 10% 등 평균 21% 인상을 주장했지만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10~12%를 인상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실손보험료 대폭 인상 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금융당국과 손보업계가 현재 실손보험 인상률을 협의 중인 가운데 이달 중순 최종 인상률이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