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출근길 시위 중단...인수위 답변기한까지 삭발투쟁

이동권·탈시설·교육권·일자리 등 문제 해결 요구안 전달 인수위, “세밀히 검토하겠다” 약속하며 시위 중단 요청 전장연, 출근길 시위 중단하고 답변기한까지 삭발시위 이준석에 사과 요구하자 인수위 "전달하겠다" 답변도

2022-03-29     정한별 기자
임이자

[한국뉴스투데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오는 30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전달한 요구안의 답변기한인 내달 20일까지 삭발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전장연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내 회의실에서 임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와 김도식 국민의힘 의원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요구안을 전달했다.

해당 요구안에는 ▲(보건복지부)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 편성 ▲(보건복지부)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예산 편성 ▲(국토교통부)이동권 예산 제도 개선 ▲(교육부)장애인평생교육권리 예산 편성 ▲(고용노동부)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제도화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더불어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등 ‘장애인권리·민생4법’ 요구안도 함께 전달됐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요구안을 전달하며 “교통약자법이 제정되고 법에 이동권이 명시돼있다. 그런데 그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다.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여야가 함께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장연 측 요구안을 전달받은 김 위원은 “장애인의 기본 권리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 20년간 안 이뤄진 일이지만, 충분히 의견이 전달됐다”며 “더 이상 다른 분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출근 시간대 투쟁을 심사숙고해주시길 바란다. 저희도 세밀하게 살펴보고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전장연은 답변 기한까지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0일부터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매일 오전 8시마다 1명씩 삭발을 진행하는 방식의 시위를 진행한다. 

삭발 진행 후 전장연은 혜화역으로 이동해 오전 9시부터 30분간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고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간다. 전장연은 “요구안에 대한 인수위의 책임있는 답변을 촉구하겠다”며 삭발 투쟁의 취지를 전했다. 

특히 이날 박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의 시위에 대해 “서울 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을 관련해 “이 대표는 공당의 대표인데 (전장연에) 좀 사과하시라고 전달하면 좋겠다”고 언급해 임 간사는 “그 말씀 전달해 올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장연의 시위를 폄하한 이 대표의 발언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다. 이날 오전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장연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장애인들에게 같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신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헌법이 정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오히려 차별받는 장애인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라며 “정치인이 할 일을 안 해서 발생한 문제인데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시민과 장애인이 싸우도록 하는 건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은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리프트 사용 중 추락해 사망한 사고 이후 지속돼왔다.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전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계획, 2015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1역사 1동선’ 모두 아직까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1역사 1동선은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지상 출구에서부터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사업으로, 2022년 2월 기준 완료율은 93.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