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상징 맥도날드, 32년 만에 러시아 시장 철수

“인도주의적 위기와 예측할 수 없는 운영 환경으로 지속 불가” 소련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1990년 모스크바에 처음 들어와

2022-05-17     이지혜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서 시장경제, 세계화의 상징같은 기업 맥도날드가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90년 옛 소련에 진출하며 냉전 시대의 종말을 알린지 32년만의 일이다.

패스트푸드

AFP통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동시에 현지 사업을 매각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예측할 수 없는 운영 환경은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사업 소유를 더는 지속할 수 없으며 맥도날드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의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며 사회 개방 물결이 일기 시작할 때인 1990년 모스크바에서 첫 레스토랑을 열어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시민들은 서방의 햄버거를 맛보기 위해 길게 줄을 스기도 했다.

우크라 침공전 얼마 후 3월 초순에 러시아 내 850여 개의 레스토랑을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가 이날 완전히 매각하고 러시아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회사는 러시아의 포트폴리오 전부를 러시아 현지 구매자에게 팔기로 했다. 새 사업자는 맥도날드 상표나 로고 등은 이용할 수 없다. 또 러시아 직원 전원에게 잠정 폐쇄 때와 마찬가지로 월급을 지급하고 장래 고용도 확보해주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6만2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왔고 하청업체 근로자도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맥도날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내 레스토랑 폐쇄로 지난 분기 동안 1억27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중 레스토랑 폐쇄에도 러시아 내 직원 6만2000명에게 임금을 주고 임대료를 내면서 2700만 달러가 소요됐다. 나머지 1억 달러는 폐기 음식 등 정리 비용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