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조국’.... 조국 신드롬이 시작됐다

"이 어두운 터널도 분명 끝이 있고 지나게 되겠지..."

2022-05-28     곽은주 기자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부터 사퇴까지 6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열풍이 심상치 않다. 5월 25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한 <그대가 조국>은 개봉 3일 차까지 3위를 지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관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3일 차 누적 관객은 72,082명.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과 상영 횟수에도 괄목할만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그대가 조국>은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2019년 8월 9일부터 장관직을 사퇴한 10월 14일까지 67일 동안 검찰개혁을 무산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검찰이 수사라는 명목으로 사냥을 벌이던 그때 그 시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를 담담한 시선으로 담은 다큐멘터리다. 지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어 뚜렷한 주제 의식과 영화적인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다.

개봉 후 네이버 영화 평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관객들은 “전 국민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선입견에 사로잡혀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꼭 보기를”,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일 그것으로 생각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이 너무 많아서 충격받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실시간 예매 관객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주말을 기점으로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큐

영화를 연출한 이승준 감독은 언론 시사회 후 기자 간담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판단을 하기 위해서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 말은 조국 전 장관의 입장을 대변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말로 해석된다.

이승준 감독은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 온 중견 감독이다. <달팽이의 별>(2011)로 아시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2011년 제24회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연출한 <부재의 기억>(2018)은 한국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상 노미네이트와 뉴욕국제다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10년간 대한민국에 갇혀있는 평양시민 김련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그림자꽃>(2019)은 타이완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시안비젼부문 대상과 제11회 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부문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5월 27일 남산 ‘문학의집서울’에서 진행된 제9회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사상했다. 들꽃영화상은 한국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수상하는 영화상이다.

<그대가 조국>은 <부재의 기억>, <그림자꽃>의 감병석 프로듀서와 <마리안느와 마가렛>(2017), <노무현입니다>(2017)의 양희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그리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의 진모영 감독, 배급을 담당하는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가 제작의 모든 총관리를 책임지는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P, 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

이승준 감독과 양희, 진모영, 정상진 프로듀서는 전국 개봉관을 누비며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SNS상에서 <그대가 조국> 예매 티켓을 선물하는 움직임이 불꽃처럼 번지며 다양한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범죄도시2>의 질주 속에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조국 신드롬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