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 뒷담화, 사상초유 사태

이준석 징계에 윤석열 대통령 영향력이 작용했나   윤석열 메시지 보여준 권성동, 일부러 그랬나 2014년 비키니 사건에도 불구하고 또 재발?   ‘강기훈과 함께’, 청년 정치 대안으로? 이준석 몰아내고 강기훈으로 대체하나

2022-07-27     이주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 메시지가 지난 26일 공개되면서 정치권은 발칵 뒤집어졌다. 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를 뒷담화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의힘 내부 게시판의 지분을 독차지하게 했다. 당장 권 대행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윤 대통령도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혀를 끌끌 차고 있다. <편집자주>

권성동

[한국뉴스투데이] 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를 뒷담화하는 사례는 유사이래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그러하지 않은 관계라는 것은 이미 대선 기간 동안 드러났다.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윤 대통령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이 대표의 뒷담화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내부총질

해당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강기훈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 게시판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현역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비난했다는 사실은 당원 특히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게는 격분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대통령실은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침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권 대행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이라는 곳이 사진기자들의 눈이 많이 쏠리는 곳이고, 그동안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의해 세상에 공개된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권 대행은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의원 시절 국회 환경노도우이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을 본 사실이 있어 곤욕을 치렀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보면 그것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힐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텐데도 문자메시지를 버젓이 사진기자들에게 공개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것이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오는 소리이다. 정치적 경륜이 있는 권 대행이 대통령의 문자메시지를 국회 본회의장에서 봤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강기훈은 누구

이런 가운데 강기훈이라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대행이 언급한 강기훈은 2019년 대안 우파 성향의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추정된다.

자유의 새벽당은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우파정당’으로 소개되고 있다. 강기훈은 1980년생으로 지난 대선 동안 권 대행과 가깝게 지내오면서 청년 정책과 관련된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에도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자유의 새벽당 강기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의 청년 정책을 도맡아 왔던 인물이 이 대표였다. 그런데 권 대행이 강기훈을 앞세웠다는 것은 사실상 이 대표와 결별하고 청년 정책을 강기훈에게 맡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이 대표를 확실하게 몰아내고 세대 교체를 강기훈으로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토사구팽 이준석

이 대표를 몰아내고, 이 대표의 자리를 강기훈이 대신하면서 청년 정책을 강기훈에게 맡기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이 대표 지지층에서는 ‘토사구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 대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