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반도체 시장, “공급망 재편 시급”

KIEP “국내 기업,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적극 참여해야” 반도체 후공정 중국 의존도 낮추고 미국, 일본, 유럽 등과 연대 강화

2022-08-08     이지혜 기자

[한국뉴스투데이] 한국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하는 한편, 자체 공급망 안정화에도 나서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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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8일 발간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구조와 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IEP는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주도권 확보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미국 중심 공급망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있다”며 “코로나19 등으로 공급망 붕괴를 경험한 미국으로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자국에 보유하려는 강력한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IEP는 특히 “디지털 전환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 있어서 그동안 대만을 비롯해 동아시아에 의존해 오던 생산 후공정을 미국 내 두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작성된 공급망 보고서에도 명시됐듯이 반도체가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중요성도 있지만, 군사안보 차원에서도 반도체 생산과 관리를 TSMC와 같은 해외기업에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라며 “국가안보가 반도체 공급망 변화의 핵심 이유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이 지속한다면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에서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형성이 가속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전했다.

KIEP는 “미 행정부는 리스크가 큰 분야에 대해서는 공급망을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은 동맹 대 비동맹 구도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직면한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부응해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현재의 공급망 재편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6월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이 통계 집계 이후 약 45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

IC인사이츠는 “IC(집적회로 반도체) 시장은 올해 6월 사상 처음으로 전달 대비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면서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전례 없는 하락을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이 1976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6월 반도체 판매가 감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반도체 시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지속적인 공급망 혼란, 생산량 감축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PC·TV·게임기 등 소비 가전 출하량이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