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유독성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부실수사 우려

쌍용C&E 동해공장, 유독성 폐기물 매립 의혹 경찰 조사 나섰지만 공정 수사 우려도 여전

2023-02-23     조수진 기자
쌍용C&E가

[한국뉴스투데이]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쌍용시멘트) 동해공장에서 유독성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ESG경영 방침과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찰의 조사에서도 부실 수사 우려가 있어 논란이 거세다.

지난해 11월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쌍용C&E의 시멘트 공장 염소더스트 불법매립과 관련해 폐기물관리법 및 형법 위반으로 경찰 고발을 결정한 바 있다.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과 허위 발생·처리실적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쌍용C&E는 강원도 동해공장과 영월공장에서 발생하는 염소더스트를 폐타이어 야적장과 유연탄 적치장 및 주변 도로, 공장 정문 앞 잔디밭 등에 불법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환경공단의 시료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염소더스트는 시멘트 공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사용에 따라 발생한다. 시멘트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폐합성수지와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등에는 염소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를 연소하면 염소 더스트라는 폐기물이 발생한다.

염소 더스트는 유독성 폐기물이자 지정 폐기물로 고가의 처리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공장 마당에 매립해 처리하는 불법 행위가 자행되는 실정이다. 이는 ‘폐기물관리법’ 제8조 제2항의 “허가·승인받거나 신고한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곳에서 매립·소각해서는 안 된다”는 폐기물 투기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염소더스트는 폐합성수지류의 사용량에 따라 발생량이 정해진다. 통상 시멘트 소성로 반입 폐기물의 염소 농도 기준은 2%지만, 이를 초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난 2020년 의성폐기물 쓰레기산의 경우, 높게는 51%에 이르는 염소가 검출됐고 평균 22.4%의 염소가 검출됐다.

당시 쌍용C&E는 의성폐기물 쓰레기산의 19만 톤 중 약 50%인 8만여톤을 처리해 의성쓰레기산 처리 일등공신이란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전에도 쌍용C&E는 불법 매립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지난 2006년 쌍용C&E 영월공장 광산에 폐주물사를 불법 매립한 사실이 적발돼 폐기물관리법 위반과 배임수재 등으로 처벌을 받았다.

처벌 이후 폐기물 관리는 잘 되고 있을까. 표면상으로는 그렇다.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은 늘고 쌍용C&E 동해공장은 폐기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장 중 하나지만 염소 더스트 발생량과 처리량은 전무하다. 

하지만 2015년~2020년까지는 매년 약 13만 톤의 폐합성수지류를 부연료로 사용하고 2020년에는 70만 톤의 폐합성수지 처리능력을 갖췄다. 이를 토대로 염소 더스트 발생량은 100만톤이 넘지만 처리량이 전무하다는 사실은 불법 매립 의혹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원주지방환경청이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의혹을 밝히기 위해 2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 10월 15일 쌍용C&E 동해공장 내 6곳에서 콘크리트 샘플을 채취해 1차로 시료를 분석해보니 불법매립 된 콘크리트에서 염소가 기준치의 40배가 넘게 검출됐다. 납과 카드뮴 등의 중금속도 기준치의 24배나 검출됐다. 

10월 18일 2차 조사에서는 불법매립 의혹이 있는 쌍용C&E 동해공장 정문 앞 잔디밭에 매설된 콘크리트를 시추한 결과 2.5m의 시추기로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었고, 깊이는 무려 4m에 이르렀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과 관련해 쌍용C&E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안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초, 경찰은 쌍용C&E 시멘트공장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고발사건을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강원 동해경찰서로 이송했다.

이는 발생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한건데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쌍용C&E 본사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발인·피고발인 조사도 없이 사건을 이송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월 31일 강원 동해경찰서는 쌍용C&E 시멘트공장 염소더스트(먼지) 불법매립 고발사건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쌍용C&E는 강원과 동해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해당 지자체는 쌍용C&E 관련 정보공개도 불허하고 있어 동해경찰서가 제대로 수사할지는 의문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