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5만 원권이 시중에 충분히 풀려 있는데도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선지 올들어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5만원권의 경우 한은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일단 나가기만 하면 회수가 되지 않는다. 돈이 돌지 않고 어딘가에 쌓여 있다는 말이다.
올들어 5만원권의 발행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올들어 4개월간 시중에 추가로 풀린 5만원권은 3조 7,634억 원이다. 2011년 4월말의 1조 6,980억 원, 지난해 4월말 1조 9,265억 원과 비교하면 두배 안팎으로 증가한 규모다.
이같은 이례적 현상에 대해 발권 당국인 한은도 의아해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니터할 방법이 없는데다 분석을 위해 계량 모형(어떤 사회현상을 숫자로 변환해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돌려봐도 관측변수(측정 가능한 변수)가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며 "일시적 현상인지 하나의 추세인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 결과 보관의 편의성 때문에 5만 원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금 보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금융시스템 불안과 저금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연쇄부도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진데다 은행의 예금금리도 2%대로 떨어졌다. 세금까지 감안하면 저축의 실익이 별로 없다고 느낄 수 있다. 더구나 물가상승률이 낮아 현금 보유에 따른 비용부담도 감소하면서 현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5만 원권 수요증가는 현금 보유 경향에 따른 보관의 편의성이 작용했다는 분석.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되는 것은 정부가 올초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다. 지하경제에 대한 단속 강화가 예상되자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현금 보유가 늘었고, 그 결과 보관이 용이한 5만원권 지폐의 수요가 급증했다는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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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hyun0511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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