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절벽을 향해 쏟아지는 물처럼, '코미디언 김미화'
청춘은 절벽을 향해 쏟아지는 물처럼, '코미디언 김미화'
  • 이성관
  • 승인 2014.10.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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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인터뷰] 코미디언 김미화
[한국뉴스투데이 이성관 기자] 80년대 ‘쓰리랑부부’로 폭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코미디언 김미화,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 되고 있는 KBS개그콘서트를 만든 이후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이명박 정권시절 국정원과 국무총리실의 대대적인 민간인 사찰 때 야성이 강한 연예인으로 찍히면서 프로그램 진행자 자리에서 하차 했다.

지금은 자연으로 돌아가 가끔 방송 출연도 하면서 자연과 함께 삶을 산다. 코미디언 김미화를 만나 그간의 근황과 속 얘기를 들어 보았다.

지금 카페에 재즈가 흐르고 있는데 재즈와 인연이 많으신 것 같아요. 조회가 좀 있으신가요?

재즈, 재즈를 좋아 하죠. 남편이 재즈 밴드를 하니까 호세 윤 밴드라고... 외국을 겨냥해서 (웃음) (이: 아, 호세 윤!) 예, 외국에서는 갑돌이 같은 흔한 이름인데 ...중략... 남편은 7, 80년대 음악에 있는 소울을 살려서 외국에 알리고 싶어 해요. ...중략...

남편을 만나시는데 음악을 하시는 것도 영향이 있었나요?

아냐 아냐.(웃음) 대학교 다닐 때부터 끼가 많았지. ...중략...
김미화 씨가 운영하는 카페 호미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라는 칭호를 붙일 만한 사람은 김미화씨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혹시 그런 프로그램을 계획하시는 게 있나요?? 정치나 사회문제까지 아우르는...

계획은 하지 않아요. 계획은 하지 않고 우연히 기회가 닿으면 그런 프로그램들을 해 봐야되겠지. 이제... 나이도 어느 정도 돼서 안정감 같은 걸 굳힌 상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간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한 세월이 10년? 정도 세월이 흘렀는데 이제 그런 것들을 아마도 양분이 될 거에요. 앞으로... 그래서 어느 정도 사회가 그런 것들을 원할 때가 있어요. 코미디도 그렇고 시의성을 따라서 가는 거고, 사람들의 욕구에 맞춰서 가는 거니까 그 욕구가 한참 그런 것을 원하고 또 문화적으로도 그런 것이 바뀔 때, 우리가 선진국들 부러워하기만 하지. 그런 외국에서 어떻게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코미디화 하고 그것에서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하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 안하잖아요. 그런데 거기도 옛날에는 (코미디에서) 정치적인 거 다루지 못하게 하고 억압하는 그런 것들이 있었을 거란 말야. 우리도 그런 과정 중에 하나다. 그런 생각이 들고, 음... 좀 민감하잖아요. 그런 거 다루는 거 싫어하고 근데 사실은 정치인들이나 알려진 사람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돈데, 인지도 면에서는 코미디에서 또는 주요 프로그램에서 자기 이름이 오르내리게 하고, 좋은 일이던 나쁜일이던, 그분들이 인지도를 높이고 서민들과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좋은 거거든요. 근데 지금 우리나라는 그런 것 자체를 금기시하고 싫어하고 그러는 거니까... 음

그게 요즘 들어서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그래도 정치인들 흉내도 내고... 고 김형곤 씨가 하던 정치 코미디도 있었는데, 그런 거 보면 옛날보다 더 막혀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코미디언들은 아예 그런 거 하지마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것은 다른 시각이 있는데, 누구 분장을 하고 흉내를 낸다고 정치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그 사람 흉내낼 수 있잖아요. 탤런트 이영애 씨도 흉내 내고 다 흉내 내잖아요. 그건 그 사람의 재능이지 정치 코미디라고는 볼 수 없죠. 박근혜 대통령도 다 흉내 내지 왜 흉내 못 내겠어요. 그것이 정치 코미디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 김형곤 씨가 하던 정치 코미디는 정말 대단 했죠. 지금도 언뜻언뜻 그런 흉내는 내고 있지만 깊이 있게 들어가서 정치나 사회경제 상황을 꿰뚫으면서 거기에 급소를 찌르는 정치 코미디가 있느냐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없잖아요. ...중략... 이제 우리사회의 윗분들부터 마음을 좀 열고 사회를 바라보는 여유를 좀 가져야 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이제 세상이 바뀌어 있잖아요. 이제 사람들이 마음을 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캐치를 못하는 것 같애. 그러니까 따라가질 못하는 것이죠. 구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한 그런 느낌? 그러니까 괴리감 같은 게 자꾸 느껴지고 그게 이제 시의성을 못 쫓아가는 거거든요. 코미디도 시의성을 놓치고 사람들 마음을 못 쫓아가면 코미디 안 보거든요 사람들. 사랑 받다가 버림받는 건 한순간이잖아요.
카페 호미 전경
예, 그렇죠. 요즘 여러 방송사에서 코미디가 죽고 있는데 그게 시의성을 놓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한때 웃고 마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이구요.

저는 또 그렇게 보지 않는데요. 오히려 지금이 시의성을 맞추는 거에요 코미디언들이. 왜냐면 현대인들이 기승전결 이렇게 생각해야 되고 이런 거 원하지 않아요. 세상이 워낙 복잡해요 지금은. 그리고 싸이클이 빨라졌어요. 빨라진 데서 그 싸이클에 맞추는 것이 정답이에요 지금은 ...중략... 한때 웃고 소비하는 것에 집착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또 그것이 젊은 사람들이 코미디를 소비하는 형태란 말이죠. ...중략...

김미화라는 사람에게 개그란 것이 꼭 필요한 이유는 뭔가요?

코미디언이라는 것은 평생을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한번도 코미디를 벗어나서 뭔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희한하게도 시사프로그램을 한 십년 하면서 ‘아, 이 사람은 그냥 시사프로그램 진행하면서 시사평론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굳어져 버린 거죠. 그래서 평생 꿈이 코미디언이고 나이들어서도 무대에서 웃기다가 쓰러지고 싶다 라는 생각에 묘비명도 웃기고 자빠졌네 라고 정해놓은 사람인데... 버나드 쇼가 자기 묘비명을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라고 적은 것보다 더 월등한 묘비명을 가진 코미디언인데 내가(웃음)... 인생이라는 게 내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열심히 노력은 했으나 안되는 일도 있구나, 그렇게 안돼는 걸 가지고 내가 힘들어하거나 좌절하거나 이런 거는... 내가 지금 코미디를 안하고 있어도 김미화는 늘 코미디언이란 자리에 있는 거고, 사람들은 그렇게 기억하겠지. 그래서 그게 뭐 매우 걱정스런 상황은 아니에요. ...중략... 이때는 이때 나름대로 즐기는 거에요.

나중에 진짜 김미화쇼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그때를 위해 내가 칼을 갈고 있는거지.(웃음)

지금 경제 관련 방송을 좀 하시잖아요. 나는 꼽사리다 같은, 그 방송 마지막에 정치는 쫄지마, 경제는 속지마 라고 외치는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경제가 더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속지 않는 거, 경제학 박사들이랑 얘기를 해보니까 알겠는데 경제 꼼수라고 할까 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어요. 거기에만 속지 않아도 훨씬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되죠. 경제얘기는 제가 시사프로그램 십년을 진행하면서도 그 안에서 경제얘기는 진짜 어렵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일반인들은 얼마나 어렵겠어요. 제가 그렇게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스스로도 어려운데. 그러니까 경제 이야기를 싸인, 그러니까 정부에서 주는 싸인이나 대기업에서 주는 싸인들을 잘 해석할 수만 있다면 이게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느냐를 즉시 알 수 있어요. 집을 이 시점에서는 사야 된다 라고 할 때 정말 그럴까? 의문을 좀 가져보는 거 그 다음에 그 세금내는 것이 어떻게 쓰이는 건지 우리는 깊게 생각 안하잖아요. 직접세가 뭔지 간접세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 다음에 먹고 사는 문제 그 쌀 같은 거, 이 쌀이 과연 우리나라에서 생산 되어서 비싼 건지. 외국산 쌀을 많이 수입해서 그게 다 어디에 쓰이는 지 잘은 모르지만 쌀을 살 때 혼합미라고 쓰여져 있는가를 확인해 보는 거 ... 이런 아주 작은 것부터 토건족에 이르는 아주 거대한 것까지 우리가 알아야 될 필요가 있는 것들을 공부하게 되죠.

저도 나는 꼽사리다 방송을 많이 듣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원전 핵피아 문제랑 쌀문제가 가장 인상에 남았거든요. 그 방송을 들은 이후로 마트에서 혼합미를 확인해 봤어요.

봤어요? 있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마트에서 파는 것은 다 혼합미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그런데 거기 퍼센테이지가 얼만큼인지 표시가 안 되어 있더라구요. 그러면 외국산 쌀이 10%만 들어온다고 하는데 마트에 있는 브랜드가 다 혼합미라면 그 이상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꼼수들을 잘 모르는 거에요. 예전에는... 아니, 모든 상품을 팔 때 거기 뭐가 들어가 있는지 다 표시하고 하다못해 과자를 하나 사도 원산지 표시가 다 되어있는데 쌀은... 열어보면 다 달라요. 어떤 건 길쭉한 거, 동그란 거, 통통한 거 막 섞여 있고 다 달라요. 커피는 왜 코스타리카 꺼 콜롬비아 꺼 이렇게 섞어요. 맛을 좀 다르게 하려고, 그런 거랑 다를 바 없이 쌀을 섞어요.(웃음) 이게 밥을 해보면 확실이 달라요.

맞아요. 말은 뭐 신토불이라고 하고는... 신토불이라고 적어놓고 혼합미로 파는 건 정말 황당하더라구요...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여기가 농업카페 잖아요. 어떤 의미인거죠?

저희는 예농 문화 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예술과 농업이 함께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찾았어요. 농업은 늘 가난하고 늘 ‘을’이고 하는 이런 문제를 바꿔보고 싶다는 게 저희 부부의 꿈이에요. 그래서 농사지은 분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을 ‘갑’과 같은 도시민들에게 판매하게 하는 게 아니고 그 분들은 농사일에 전념하게 하는 거에요. 근데 지금 현실은 어떻게 되냐면, 소농분들은 생산해서, 포장하고, 유통, 판매까지 다 도맡아 해야 해요. 그러니까 중간 유통상들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농산물 같은 경우 금방 시들고 하잖아 그러잖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싼 값에 넘기고 하는 그런 아픔이 있단 말야. 이분들이 농사만 짓기에도 할 일이 태산인데 또 판매까지 해야 돼. 그래서 그런 것보다는 도시민들이 오히려 이 생산지로 내려올 수는 없는가 하는 생각을 한 거죠.
직판장 같은 걸 생각하시는 건 가요? 아니면...

직판장이기도 한데, 도시민한테 내가 논밭에 배추심어서 팔면 왔다갔다 지나가는 사람이나 사겠지. 와서 정말 휴식을 취하면서 힐링을 취하면서 농부들에 대한 어떤 감사의 마음도 한번 이렇게 살펴보고 있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해주기 위해서 카페를 생각한 거죠. 카페에서 사람들이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하면서 죽 둘러보시면서 유기농 쌀이 있네 하고 보는 거지. 여기는 유기농하는 소농을 장려하는 곳이에요. (이: 혼합미는 없는 거죠?) 없지. 혼합미는(웃음). 유기농을 인증받은 것이 정말 어려운데 그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분들의 농산물만 여기는 판매하는 거고, 비단 농부분들만 아니라 나는 꼽사리다 하면서 도심에 있는 젊은 사람들이 그런 어떤 질 안 좋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살고 있다는 거, 바쁜 시간 쪼개가지고 진짜 힘들게 일하는데 음식까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고, 여기 뭐 지천으로 나는게 그런 건데 내가 조금 노력하면 얼마든지 도울 수 있는 건데 서로 윈윈되고 좋을 거라 생각한 거죠. ...중략...

(카페에서 공연 및 전시가 주말에 있음을 밝힘, 10000원짜리 공연)

(귀농 문제에 대해 질문했고, 현재 귀농이 늘고 있으며 젊은 사람들의 똑똑한 농사가 팁이라고 밝힘.) 땅은 정직하더라구.

그거 확실한 가요? 땅은 거짓말 안 한다는 거?

응, 땅은 정직하더라구. 심은데로 거두더라구. 소똥만 뿌려도. (웃음)

전원생활이 아주 만족스러우신 것 같은데, 이제 좀 쉬고 싶으실 만도 한 것 같은데 사회에 한발 내딛으시는 이유는 뭘까요?

아니, 왜 푹 쉬어.(웃음) 내 재능이 있으면 사회 봉사차원이든 그 동안 받은 사랑이 30년인데 그 30년을 썩히는 건 너무 아까운 거예요. 내 재능을 썩히는 것도 아까운 거고 그러니까 이 재능을 가지고 뭔가 사회에 환원을 해야 되는 거죠. 그러면서 내 스스로도 갈고 닦는 거지. 내가 집안에 가만히 있으면 그게 뭐에요. 저는 원래 고인 물을 싫어 해요. 정말 절벽을 향해서 달리는 폭포수처럼 달려가는 거예요. 정말 저 절벽에서 떨어지면 어떤 세상이 있는지 모르지만 달려가는 거예요. 그게 젊음이고 청춘이죠. 뭐 나이가 얼마 들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이 얼마나 젊으냐가 중요한 거죠. 지금 여기도 처음엔 안된다고 하고 동네사람들이 뭘하려고 저러나 했지만 우리 부부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중략...

그런데 부침이 많으셨잖아요. 귀농해서 일하는 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한다 하고 생각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나는 꼽사리다 방송을 하거나 하는 문제도 정권에서는 좋아하지 않는 일이잖아요. 그런 일을 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그러게 나 정치적으로 발언을 한 일은 없지만 그거 잘 쓰셔야 돼요.(웃음)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우리는 정치적인 연예인이 아니고 사회적인 연예인이에요. 그걸 분명히 구분 할 줄 알아야 되는 거예요. 정치적인 연예인은 자신의 인지도를 가지고 어떻게 정치적 위치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사회적인 연예인은 사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에요. 사회의 아픔을 같이 공유하고 소외된 아픔에 대해서 같이 아파하는 연예인. 그렇게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봐요. 어려운 사람에게 손 내밀어 주는 건 유명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권력자들이 그러지 않잖아요. 경제도 마찬가지에요. 경제가 뭐 크게 정치적인 건가요? 경제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부익부가 아니고 부를 축적한 사람도 그 부를 가지고 사회에서 칭송받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부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것도 어느 정도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고, 그러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써 거듭나게 하는 거 그 다음에 그러면서 어려운 사람들도 더불어 손잡고 가는 것에 일조할 수 있는 게 유명한 사람들이에요. 예를 들어서, 세월호 문제나 쌍차(쌍용자동차) 문제 같은 문제들을 사회로 끄집어 내면서 ‘어 그래, 이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도와야지만 또는 이렇게 함께 해야지만 이 사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가는 거야.’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지. 무슨 우리가 직접 정치를 논해요.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거지. 내가 가진 30년간의 인지도와 코미디언으로써 말하는 직업이니까 그걸 가지고 동생들을 돕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건데 왜 그렇게(정치적으로) 판가름이 되어야 해요. 이거 그러니까 잘 써주셔야 돼요.(웃음)

저는 최대한 가감 없이 쓰려고요. 제가 녹음을 하는 이유도 그겁니다. 녹음 없이 제 생각으로 쓰면 안되잖아요.

-중략-

언론에 많이 당하셨잖아요. 세월호 취재하면서도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제발 제대로 보도해 달라는 얘기였거든요. 있는 그대로. 혹시 언론에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언론에 하고 싶은 말이 어딨어. 그냥 바른 이야기를 쓰라는 얘기지. 지금 언론인들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들이 많아요. 아직은 뭐 모든 언론이 바르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그것이 설혹 진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다 밝혀지게 되어 있어요. 그것이 곧 정의라고 말하는 게 아니야. 정의와 진실은 또 달라요. 나쁜 진실이든 좋은 진실이든 다 밝혀지게 되어 있으니까 내가 뭐 그렇게 억울할 일도 없어. 생각해보면(웃음).내가 잘못한 일이 없으니까. 원래 잘못한 거 없는 사람은 두 발 뻗고 잘 자지만 억지로 없는 사실 만들어 내서 알린 사람들은 그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이 되요. 저는 아까도 얘기 했지만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나쁜 일이 일어났으면, ‘아 이게 나한테 일어날 만한 일이니까 일어났겠지’ 하고 생각해버리는 편? 그래서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아요. 물론 한 삼일은 스트레스 받겠지. 그러나 그렇게 별로 받지 않을 수 있는 세월의 깊이 정도는 가지고 있다.

...중략... 언론에 감사하지 뭐 이렇게 쉴 수 있고 나를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줘서(웃음)

진짜 긍정적이시네요. (웃음)
카페 입구
-중략-

시사프로그램을 맡으시는 것마다 길게 하고 인기가 높고 화제가 되었어요. 비결이 있으시다면?

비결은 없어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에요. 내가 다른 사람이랑 똑같이 한 게 아니고 김미화는 김미화의 색깔을 내야겠다. 그러니까 저의 장점은 비교적 솔직하다는 거 그리고 코미디언이니까 사람들이 좀 편하게 듣고 말랑말랑하게 듣는다는 거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어려운 시사프로그램이지만 사람들이 쉽게 다가서게 했다는 거 그래서 인기가 좋았지.

-중략-

요새 청년들이 살기 힘들다 하잖아요? 실제로 우석훈 교수가 쓴 ‘88만원 세대’라든지 이번에 나온 ‘솔로경제학’이라든지 보면 청년들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잖아요. 이런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

아... 그러게 청년들에게는 할 말이 없어요. 그냥 미안하죠. 뭐. 그러니까 나는 꼽사리다를 자주 듣고(웃음) 자기 방어를 자기가 하는 수밖에 없어요. 워낙에 경제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탄탄하고 돈은 그 사람들에게만 있지, 청년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는 사회 시스템이 있거든요. 그런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는 없어 하루 아침에. 하지만 지금 청년들이 나중에 중년이 되고 장년이 돼서 그것을 깨부수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 가진 게 뭐가 있어 일년에 한 두 번 투표하는 것 밖에 없잖아. 그 투표하는 날에만 반짝 받듦을 받는다고 할까? 평소에는 누가 어떻게 사회경제를 말아먹건 상관없이 그냥 사회문제를 바꾸려는 노력 없이, 참여하려는 노력 없이 나혼자 그냥 홀로 힘들구나 하고 자포자기하면 안돼요. 내가 10년 뒤에 나의 모습이 나아질 수 있도록 지금 여기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 노력이란 게 스팩을 쌓는 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지. 그게 이제 시스템을 교육이라든지 경제라든지 하는 부분에서 바꿔야 하는데 사실 청년층에서 우리 것을 이렇게 해 달라 하고 요구하면 그렇게 바뀔 수밖에 없는 게 정치잖아요. 정치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큰소리가 나면 ‘아이고 표 떨어질라’ 하고 수습에 나서는 게 정치인들의 속성인데... 예전에 같으면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어도 남자가 장발을 해도 검열하는 시대가 있었단 말야. 지금은 우습지만 그런 시대가 있었단 말야. 그런 시대에서 투쟁하고 쟁취하고 해서 얻어낸 결과가 지금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게 된 거잖아. 지금 그런 거 누가 상관해요. 지금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는 것들이 그냥 얻어졌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것들 중에서 불합리 한 게 있으면 내 앞날을 위해서, 이게 뭐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아니야. 내가 시간이 더 지났을 때에 조금 더 나은 것을 누리기 위한 권리라는 게 그냥 얻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바뀌겠죠.

-중략-

세상 사람들이 어떤 뉴스가 있으면 막 이슈를 끌다가 그 이슈가 지나가면 그 당사자도 괜찮아 진 줄 알아요. 사실 그렇지 않잖아요. 혹시 미화 씨도 그런 것이 있는지. 아직 해결이 안돼서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가 있으신 가요?
김미화씨 카페에서 키우는 고양이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지.(이: 희재씨 라든가) 그게 뭐 내 발목을 잡은 거야 오히려 내가 변희재 씨 발목을 잡은 거지.(웃음) 그거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고 우리 사회에 그런 억지 논리로써 사람을 매도하는 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이것 역시 뭐 내가 그냥 가만히 있으면 편할 일이었지만 우리 후배들에게 결코 이런 것을 남겨서 또 다시 아픔을 남기는 것을 용납하고 싶지 않다. 대중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잃을 게 많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나는 뭐 나이도 어느 정도 중년의 나이가 되고 그것 역시도 사회적으로 뭔가 바로 잡아야 될 사안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것이지(웃음). 그게 뭐 나에게 커다란 문제는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지 뭐.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나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공격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대적할 수 있어요.(이: 뭔가 든든하네요.) 아이, 뭐 좋지 뭐. 돈도 벌고.(웃음)

이제 거의 다 끝났어요.(웃음) 제가 신참 기자고 무리한 부탁이었는데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웃겨서(웃음), 하룻강아지가 범한테 한 번 물겠다고 달려드는게 웃겨서(웃음).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이: 진짜 많이 용기를 얻었습니다.) 한국뉴스투데이를 처음 들어보는 언론인데 어디나 처음에는 하룻강아지로 시작하잖아요. 보니까 매우 초짜고 떨고 그러는 게 (트위터)쪽지로도 다 보였었잖아. 그래서 인터뷰보다는 뭐 만나서 눈 마주치면서 인사하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번 또 기운을 주고 싶었어요. 좋은 언론으로 거듭나라고.(웃음)

이하 생략.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미화 씨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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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관 busylif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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