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대 여성들과 시비 끝에 신분증 빼앗겨...
경찰, 20대 여성들과 시비 끝에 신분증 빼앗겨...
  • 양은미 기자
  • 승인 2016.07.0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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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축하주 마신 상태에서 담배피는 20대 여성들과 시비 붙어
▲사진=뉴스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대전의 한 경찰관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20대 여성에게 경찰 신분증을 빼앗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시 30분께 대전 서구에서 대전의 모 경찰서 소속 A경장이 편의점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20대 여성 4명에게 “미성년자 아니냐, 왜 담배를 피우냐”며 신분증 제시를 요구 했다.

이날 A경장은 승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술을 마신 상태였고 상대 여성들 역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 이 여성들은 A경장의 신분확인에 반발했고, A경장은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며 자신이 경찰인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비가 붙으면서 A경장은 자신의 신분증을 여성들에게 빼앗겼다. 이후 욕설이 오갔고, 여성들이 112에 신고해 인근 지구대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근 지구대 경찰관은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여성들을 귀가시키고 다음에 조사 받을 것을 권유했으나 분을 삭이지 못한 여성들이 해당 지구대에 직접 택시를 타고 찾아가 "A경장이 2차례에 걸쳐 어깨를 툭툭 쳤다“며 처벌을 강력히 원한다"고 진술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여성들은 경찰에 사건화를 원화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하면서 사건은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 업무에 해당하는 ‘신분증 제시’ 등을 요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단 합의서가 접수된 A경장은 처벌할 수 없게 됐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시비에 휘말린 A경장에 대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A경장의 아버지가 지방청 감찰 부서 고위 간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싸기'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감찰 관계자는 "아버지가 경찰 고위 간부라 감싸기 했다는 비난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비슷한 사례보다 더 강력한 조처인 대기발령을 냈다"며 "A경장이 여성청소년과에 근무하다보니 청소년들이 흡연 하는 줄 알고 계도차원에서 말을 걸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A경장은 대기발령된 상태에서 감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감찰 부서는 A경장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한 뒤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은미 기자 emy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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