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회사 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몰아줬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회사 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몰아줬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6.24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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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
2013년 4월~올해 6월까지 사내급식 100% 웰스토리에 몰아줘
단체 급식 업계 거래질서 저해, 이재용 일가 캐시카우 역할까지
삼성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를 통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하는 등 부당지원을 한 혐의로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사진/뉴시스)
삼성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를 통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하는 등 부당지원을 한 혐의로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삼성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를 통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주는 등 부당지원을 한 혐의로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삼성전자 등 4개사 웰스토리에 급식 100% 몰아줘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는 2013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사내급식 물량 100%를 삼성웰스토리에게 수의계약으로 몰아줬다. 여기에 ▲식재료비 마진을 보장하고 ▲위탁수수료로 인건비의 15%를 추가 지급하고 ▲물가‧임금인상률을 자동 반영하는 등 계약구조 설정을 통해 웰스토리가 높은 이익을 항시 유지하도록 지원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말 웰스토리(당시 에버랜드)가 제공하는 급식 품질에 대한 삼성전자 직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웰스토리는 식재료비를 추가 투입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웰스토리의 직접이익률은 기존 22%에서 15%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렇게 웰스토리의 수익 악화가 우려되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미전실은 그해 10월 웰스토리가 최적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2013년 2월 최지성 미전실장은 웰스토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시현할 수 있는 현재와 같은 계약구조 변경안을 보고 받고 이를 반영했다. 

미전실은 계약구조 변경안에 대해 “전략실 결정사항이므로 절대 가감하여서는 안된다”는 방침을 정하고 웰스토리는 삼성전자(2013.4월)를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2013.4월), 삼성SDI(2013.6월), 삼성전기(2013.7월)와 상기 계약구조로 급식 수의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 등 4개사는 식자재 비용의 25%를 검증 마진으로 인정했으나 미전실은 웰스토리가 공급하는 식자재 가격의 적정성 검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삼성전자 등 4개사의 시장가격 조사마저 중단시킴으로써 웰스토리가 그 이상의 마진을 취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수단을 애초에 봉쇄했다.

그 결과 웰스토리는 식사품질을 높이기 위해 식재료 구입에 쓰기로 약정한 금액의 일부까지 마진으로 수취했고 삼성전자 등 4개사는 웰스토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부회장 일가의 회사로 삼성이 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줘 결국 승계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자금조달창구의 역할을 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사진/뉴시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부회장 일가의 회사로 삼성이 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줘 결국 승계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자금조달창구의 역할을 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사진/뉴시스)

웰스토리 부당지원에 깊숙이 개입한 미전실

미전실의 개입 정황은 더 있다. 미전실은 웰스토리의 급식물량 보전을 위해 2014년과 2018년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구내식당 경쟁입찰을 중단시켰고, 미전실의 영향으로 2017년 각 지원주체의 경쟁입찰 시도 역시 사실상 무산됐다.

2014년 1월에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 사장) 결정으로 삼성전자 4개 식당이 경쟁입찰 준비에 들어갔음에도 미전실 전략1팀 최모 전무가 전화 한통으로 입찰을 무산시켰고, 2018년 5월에는 삼성전자 1개 식당에 대한 입찰마저 당시 미전실 역할을 했던 사업지원TF장 정모 사장이 중단시켰다.

미전실 조직이 없던 2017년 10월에는 삼성전자 인사지원팀장 박모 부사장이 “너무 큰 파장이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 2개 식당에 대한 경쟁입찰을 보류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9년간의 지원을 통해 웰스토리는 삼성전자 등 4개사로부터 미전실이 의도한 이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25.27%의 평균 직접이익률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상위 11개 경쟁사업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3.1%) 대비 현저히 높은 영업이익률(15.5%)도 달성한 셈이다.

공정위는 삼성의 부당지원으로 웰스토리가 안정적 이익을 토대로 외부 사업장의 경우 영업이익률 –3%를 기준으로 한 수주전략으로 시장지배력 확대에 나섰고, 이는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을 급식품질 제고보다는 외부사업장 수주확대에 사용한 것으로 이로 인해 독립 급식업체는 입찰기회 자체를 상실하거나 불리한 조건에서 수주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등 관련시장에서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되었다고 판단했다.

삼성그룹에게 웰스토리란?

그럼 삼성그룹과 미전실이 웰스토리에 이토록 신경을 쓰는 이유는 뭘까. 웰스토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에버랜드)의 100% 자회사다. 

공정위는 웰스토리에 대한 삼성그룹의 부당한 지원행위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웰스토리가 삼성전자 등 4개사의 단체급식 내부거래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을 바탕으로 총수일가의 핵심 자금조달창구(Cash Cow)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최초로 공시한 분기 보고서를 보면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74.76%가 웰스토리로부터 발생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삼정회계법인이 평가한 제일모직 측 웰스토리 부문의 가치(약 2조 8천억 원)가 피합병회사 삼성물산의 가치(약 3조 원)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수일가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웰스토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금으로 받아챙겼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728억원, 2016년 500억원, 2017년 930억원, 2018년 500억원, 2019년 100억원으로 통 2758억원이다. 

한편 공정위는 삼성그룹의 웰스토리 부당지원과 관련해 부당지원행위 사건 집행 이래 최대 규모이자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삼성전자가 1012억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삼성웰스토리 959억7300만원으로 총 2349억2700만원이다. 또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전실장을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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