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취지 퇴색된지 오래, 전문성 갖춘 참신한 인재 등용 장으로
지난 10일부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핵심은 비례대표 축소 여부다. 현 선거구제에 대한 국민 불신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의힘은 비례대표제 폐지와 의원 정수 축소 등을 주장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확대 등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외치고 있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원위원회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10일부터 국회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나흘간 열고 선거제 개편에 관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전원위원회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11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28명으로 구성된다.
여야 모두 현행 선거제에는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자독식의 정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례대표 확대안을 두고 국민의힘은 폐지, 민주당은 확대를 주장하면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소선거구제로 갈 것인지 중대선거구제로 가는지와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폐지 vs 민주당은 확대
국민의힘은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 직선제 하에서는 소선거구제가 가장 적합한 제도라는 것이다. 이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페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결국 21대 국회를 괴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위성 정당, 꼼수 정당이 초래하게 됐고, 그것이 21대 국회를 더욱 괴물로 만들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목소리다.
반면 민주당은 지역구를 줄이는 대신 지역균형과 동서화합을 위해서 비레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게 되면 결국 공천 갈등으로 인해 당 안팎에 에너지를 소비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정치 갈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야의 주장에는 각 당의 속내가 담겨져 있다.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는 호남에 비하면 영남 의석수가 갑절로 많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패배를 한다고 해도 100석 정도를 유지하는 이유도 영남 의석수가 60석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만약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 확대로 간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영남의 상당 의석수를 빼앗아 오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거꾸로 국민의힘이 소선거구제를 고수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즉, 여야의 이해 타산에 따라 선거구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비례대표 원래 취지는 퇴색
다만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원래 취지가 상당히 많이 퇴색됐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비례대표는 국회의원이 민의를 대변하는데 있어 성별·나이·직업 등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정치적·정책적 논의에 반영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또한 소선거구제에 나타나는 정당 지지율과 의석 점유율의 불비례성을 보완하고 참신한 정치신인을 발굴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정당 그 자체에 있다.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는데 있어 홀수 순위와 절반은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돼 있을 뿐이지 별다른 룰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총선 때마다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계파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제대로 검증도 안된 인물을 공천하면서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도 상당히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비례대표에 대해 불신을 하기에 이르렀다.
공천의 투명성 갖춰야
공천을 하는데 있어 비례대표 원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부의 입김에 따라 특정 세력에게 안배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가들이나 참신한 정치인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창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비례대표는 그저 특정 세력의 소위 나눠먹기로 비쳐지고 있는 등 그야말로 폐단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