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3] 저출산과 고령화
[특별기획 3] 저출산과 고령화
  • 구지선
  • 승인 2014.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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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길게 가자’로 인식변화

[한국뉴스투데이 구지선 기자] 사회의 변화와 함께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도 주목해 보아야 할 포인트이다. 평균 기대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개인이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 금전적, 정신적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간 재직을 중시하는 풍토가 생겨나고, 직장에서 큰 성공을 추구하기 보다는 급여를 적게 받더라도 소위 ‘가늘고 길게 가자’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어느 지방은행에서는 임원으로 승진하는 발령을 내겠다고 해도 그냥 부장으로 있겠다며 승진을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임원으로 1~2년 일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것 보다는 부장으로 정년까지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년 연장 법안통과로 장기근속에 대한 구성원들의 기대도 커졌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정년 60세 연장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직장인1,5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2013.6), 직장인들의 체감 정년은 평균 53세에서 57세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직장 내에서 장기간 근속하는 것을 중시하고 이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업의 고민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이 동기와 주도성을 잃지 않으면서 근속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고령화를 현명하게 대응하려면 교육·훈련을 통한 지속적 역량 강화 고령 인력의 취약점으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늦고 역량에 큰 발전이 없이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이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더 역점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고령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하는 트렌드, 새로 등장하는 지식 등을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별로 부족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신경 써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고령 인력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보다 기존의 방식을 선호한다는 편견부터 벗어 던질 필요도 있다. 실제로는 고령 인력들도 젊은 구성원들만큼 역량 개발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점이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맞이한 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독일의 지멘스는 구성원의 고령화 및 시니어 인력의 역량 개발에 대한 니즈를 인지하고, ‘컴파스 프로세스’라는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먼저, 자신의 강·약점에 대하여 상사, 동료, 고객으로부터 전면적인 피드백을 받고, 컴파스 워크숍을 통해 이를 분석하여 구체적인 경력 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경력계획의 현실성 등을 경영진, 인사팀과 검토하고 그 계획에 따라 경력개발을 진행한 후, 수개월이 지난 뒤 2차 워크숍을 통해 개인별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방안을 수립한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에 의하면, 동료들의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능력과 위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점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에서 자신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발견하게 되고, 향후 진로계획 등을 수립하여 전직도 추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령화 시대에 맞는 근무 환경 조성 고령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보다 신체적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구성원의 고령화가 반드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고령 인력에게 적합한 작업 환경 구축을 통해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독일의 딘골핑에 위치한 BMW 제조공장에서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예상되는 생산성 저하에 대응해야 했는데, 2007년 당시 39세였던 평균 연령이 2017년에는 47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경영진은 고령화가 진행된 상황에 맞추어 조립 라인과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2017년에 예상되는 평균 연령별 인력 비율로 직원들을 구성하였다.

환경을 개선하는 ‘2017 Ergonomics’ 프로젝트의 개선점은 총 70가지로,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고 전기 충격을 줄이는 나무 바닥, 신체의 무리를 줄여주는 이발소식 의자, 시력에 도움을 주고 품질 에러를 줄이는 확대경 등 고령자의 근무 효율을 높이는 여러 장치를 고안하여 도입하였다.

총 50,0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된 이 프로젝트는 연간 생산성을 7% 향상시켰으며, 결근률도 동종업계 수준이었던 7%에서 2%로 하락하였다. 동사는 딘골핑 공장의 사례를 미국, 독일, 호주 등의 다른 공장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최대의 의약 유통 체인 CVS 케어마크는 고령 인력들이 계절에 맞게 근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동사는 1990년대부터 인구 고령화에 주목하며 다양한 고령 인력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근무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피한객 프로그램을 2004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CVS는 미국 41개 주에서 7,3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어떤 기후의 지역에서도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직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기후대의 매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였고, 프로그램 도입 이후 매장점원, 약사, 간부급 관리자 등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였다. 모든 구성원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이용자의 상당수가 따뜻한 미국 남부에서 겨울을 보내고 북쪽 지방에서 여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고령자 직원이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고령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여 직원들의 만족도를 상승시키면서도, 회사가 계절별 매장의 고객 수 증가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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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선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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