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여러 차례 결혼식이 이어지는 모습만 보면 이전에는 없던 생명력이 꿈틀대는 것만 같다. 콘돔에 구멍을 뚫을 때 파비앙 신부는 말한다. “하느님 뜻이라면 아이가 생길 거고 아니라면 안 생기겠죠” 하지만 그의 순수한 믿음을 시험해보기라도 하듯, 이내 부작용은 하나 둘씩 터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불편한 관계의 진실들이 수많은 임신소식과 함께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영화는 수시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더 이상 생명을 원치 않는 세상, 전쟁으로 인해 뿌리 깊게 자리잡은 다른 인종에 대한 분노, 세속과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는 종교, 한 인간이 확신했던 신의 계시, 나아가 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까지 감독은 종교와 인종, 출생 등 현 시대에 가장 예민한 문제들을 용기 있게 다룬다.
하지만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시종일관 유쾌 발랄한 풍자로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이 영화의 빼어난 미덕이다. 그렇지만 유머 속에 사려 깊고 심도 있는 시선이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끈질기게 직시하도록 한다. 실제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충격적인 반전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불편하기 때문에 누구도 설마 이렇게까지 깊숙하게 문제의 핵심을 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서늘하기까지 한 마지막 장면은 영화 내내 유지해오던 밝은 톤과 완벽히 대비되며 더욱 극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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