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왜 토양수분 측정이 중요한가?
[기획] 왜 토양수분 측정이 중요한가?
  • 신주영, 전주호
  • 승인 2015.01.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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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수분, 농업생산성에도 중요한 역할
[한국뉴스투데이 신주영, 전주호 기자] 미항공우주국이 올 겨울 발사를 계획하고 있는 SMAP 위성이 관심을 끈다. SMAP 위성은 우주에서 지구의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토양의 결빙과 해빙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것으로, 식물의 성장과 농업생산성에 대한 예측은 물론이고 지구 전체의 수자원 분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럼으로써 보다 정확한 날씨와 기후 예보를 통해 가뭄이나 홍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햇볕 좋고 화창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4년째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은 이유로 1895년 이래 가장 극심한 가뭄을 경험하고 있다.

대부분의 강과 저수지가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저수량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 1월 가뭄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최근에는 집 밖에서의 물 사용 제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가뭄은 농산물 생산에 있어서도 큰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 중부에서만도 미국 총 농산물의 6분의 1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벼농사의 경우 수확량이 25퍼센트 줄어들고, 전반적인 식품 가격의 인상과 함께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NASA가 쏘아올릴 SMAP 위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토양수분은 일정 부피의 토양 내에 함유된 수분의 부피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리학에서 물의 순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요 데이터다.

토양 내의 수분은 비와 눈, 진눈깨비, 우박 등으로부터 공급되며, 토양에 흡수되어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 지하수를 충전하고 식물이나 지표를 통해 증발되어 대기로 돌아간다.

이렇게 물이 증발되고 응결되는 과정에서 열에너지가 흡수되고 발산됨으로써 날씨와 기후가 변화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토양 내의 수분은 또한 광합성의 원료이자 체내 영양소를 운반하는 매개가 되므로 식물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토양수분은 농업생산성의 지표가 될 뿐만 아니라, 강수량의 정보와 함께 정확한 날씨와 기후를 예측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토양수분의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땅 밑에 토양수분 센서를 묻어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국지적인 각 지점의 수치만 제공할 뿐, 광범위한 영역에서 토양수분의 분포 상태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토양수분을 측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유럽우주항공국의 SMOS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SMOS 위성은 우주로부터 토양수분뿐 아니라 해양의 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발사된 위성으로, L 밴드 라디오미터를 통해 지구 토양 전체에 걸쳐 지표 밑 5㎝ 깊이의 수분 함유율을 측정한다.

그러나 SMOS 위성의 경우, 위성에서 지표를 관측하는 하나의 픽셀을 의미하는 공간해상도가 50㎞에 달해 오차가 크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SMAP, 라디오미터와 레이더 탑재해 우수한 데이터 제공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가 조만간 발사할 SMAP 위성은 토양수분의 공간해상도를 9㎞까지 높이는 한편, 지구 전체에서 토양수분 데이터를 사흘에 한 번씩 수집할 예정이라고 한다.

SMAP 위성이 SMOS 위성에 비해 이렇게 월등히 우수한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L 밴드 라디오미터(수동형)뿐만 아니라 L 밴드 레이더(능동형)까지 두 종류의 마이크로파 측정기구를 동시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라디오미터는 지상에서 자연적으로 복사되는 마이크로파를 탐지하여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L 밴드 레이더는 지표로 펄스를 쏘아 돌아오는 신호를 측정한다. 이들 측정기구는 정확도와 공간해상도에서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라디오미터는 토양수분 측정치의 정확도는 높으나 공간해상도가 40㎞로 낮은 반면, 레이더는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공간해상도가 3㎞ 정도로 높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측정기구를 함께 이용하는 SMAP 위성은 각 기구의 단점을 보완하여 지구 전체에 걸쳐 보다 더 정밀한 토양수분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SMAP 위성의 라디오미터와 레이더는 각각 1.26㎓, 1.41㎓의 L 밴드를 이용하며 지표를 덮은 초목이나 구름, 폭풍, 밤낮에 상관없이 토양수분을 측정할 수 있다.

지표 스캔을 위해 SMAP 위성에는 이와 함께 거대한 원형 안테나가 탑재된다. 이 안테나는 위성을 발사할 때에는 본체 한쪽에 우산처럼 접혀 있다가 고도 685㎞의 궤도에 안착한 후에는 본체에서 뻗어나가 지름 6m의 본래 크기로 펼쳐지게 된다.

작동을 시작하면 이 안테나는 분당 14회씩 회전하면서 약 40도의 각도로 1,000㎞ 너비의 지면을 스캔하여 지표 밑 5㎝ 깊이의 토양수분을 측정한다.

비록 더 깊은 토양에서 수분을 측정하지는 못하지만, 물의 증발과 강우를 통한 물의 순환이 지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SMAP 위성의 토양수분 데이터는 지표 밑의 상황 변화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한편 SMAP 위성은 토양수분 데이터 외에도 위도 45도 북쪽 아한대 지역에서 3㎞의 공간해상도로 평균 이틀에 한 번씩 토양의 결빙과 해빙 상태를 측정한다.

이 데이터는 찬 온도가 토양수분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식물의 성장 시기를 예측하고 아한대의 토양 내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탄소량을 계산하기 위한 정보도 제공하게 된다.
기후 예측, 가뭄 대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NASA는 SMAP 위성을 통한 토양수분과 해빙, 결빙 데이터가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토양수분의 변화가 날씨와 기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앞으로 더 정확한 날씨와 계절별 기후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가뭄이나 홍수 등의 재해도 더 정확히, 미리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토양수분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면 홍수와 산사태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토양수분은 농업생산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지상에 내리는 강수량을 측정하여 가뭄이 얼마나 심각할지를 예측해왔는데, SMAP 위성에서 제공하는 정확한 토양수분 수치를 이용한다면 관개용수가 부족한 지역 또는 심각한 가뭄을 겪을 때 농산물의 파종과 수확 시기를 연기하거나 앞당기는 방법으로 가뭄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토양수분 수치는 사하라 사막 남부의 아프리카, 남아시아와 같은 가난한 지역에서 기근을 예측하거나, 간접적으로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나 질병의 발생을 예측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NASA는 SMAP 위성 외에도 올 한 해 꽤 중요한 여러 가지 지구 관측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지상에 내리는 강수량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GPM 관측위성’을 쏘아 올렸고, 7월에는 ‘OCO-2’ 위성을 발사해 우주에서 대기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측정하고 있다.

특히 GPM 관측위성은 최초로 우주에서 아열대의 강수 측정을 시도한 TRMM 위성을 계승한 것으로, 아열대에 제한되었던 TRMM 위성보다 관측 영역과 채널이 확대되어 더 작은 크기의 빗방울도 정확하게 관측하면서 폭풍이나 태풍의 정확한 3D 횡단도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GPM 관측 위성은 GM을 탑재하여, 남북위 65도 내의 영역에서 아주 가는 이슬비부터 눈까지 보다 정확한 강수량을 매 3시간마다 측정하게 된다.

이 밖에도 NASA는 우주정거장을 플랫폼으로 삼아 다양한 측정기구를 통해 해풍과 구름, 대기 중의 공기 입자를 추적함으로써 태풍과 폭풍의 예측뿐 아니라 대기 중의 화산재, 공해, 연기 등을 측정하는 방법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변화하는 지구를 더욱 정확하게 관측하고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날씨와 기후에 따른 재해에 보다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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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전주호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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