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밤낮으로 청와대 걱정해야 할 지경
국민이 밤낮으로 청와대 걱정해야 할 지경
  • 홍은수
  • 승인 2015.01.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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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유출 파동에서 '수첩 메모' 논란으로
[한국뉴스투데이 홍은수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수첩 메모'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엔 다른 맥락의 문건파동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문건파동의 배후가 K,Y 라는 설이 돌았다. 김 대표의 수첩이 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히면서 공개된 이후 KY가 누구냐, 라는 의문이 많았는데 K는 김무성 대표, Y는 유승민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사표를 냈지만 당사자들의 주장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김 대표에게 메모 내용을 전달한 사람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다.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 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결혼식 뒤풀이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뒤풀이에는 김 대표를 포함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전현직 의원 1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전 위원은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과의 술자리에서 청와대 문건의 배후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배후라는 말에 격노한 김 대표가 재차 물어보자 이 전 비대위원은 거듭 맞다고 확인했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배후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밝힌다는 것은 주안점을 두진 않았다고 이의 제기를 하고 내부적으로 알아보고 징계하고 이런 시스템 잘 돼있었다면 언론을 통해서 진실공방을 하는 상황을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술자리는 지난달 18일, 당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가 끝난 뒤 열렸다.

모임에는 음 행정관과 이 전 비대위원을 포함해 손수조 새누리당 청년위원,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음 행정관은 자신은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서려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응천 전 비서관과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려 한 것일 뿐, 배후로 지목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손수조 위원과 신용한 위원장은 김무성, 유승민 배후설은 듣지 못했다거나 자세한 대화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김무성 대표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부각될까 걱정이다. 수첩 메모는 어느 자리에서 얘기 들었다며 하도 황당한 얘기 같아서 메모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황당한 얘기기 때문에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본회의장에서 다른 메모 찾다가 그게 찍힌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도 사실 참 기가 막힌데 종편 등 뉴스를 보니까 제가 의도적으로 사진 찍히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은 기가 막히다 며 심경을 털어놓았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가?

현재 음종환 행정관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 사이에 오간 말의 사실여부를 두고 진실게임이 벌이지고 있다.

이준석 전 위원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새누리당 의원 11명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문건파동의 배후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는 말이 있다. 라고 했더니 참석자들이 음종환 행정관의 말이냐 라고 물었고 거짓말을 할 수 없어 그렇다고 대답했다' 라고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 저녁 자리에 참석했던 의원들의 말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음종환 행정관의 말은 다르다.

음 행정관은 '지난달 18일 식사자리에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만났지만 이 사건의 배후는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라고 했다고 한다.

음 행정관은 또 '내가 끝까지 밝히겠다고 한 대상은 조응천 전 비서관'이라면서 '조 전 비서관은 어떻게든 금뱃지를 달기 위해 유승민 의원을 만나서 줄을 댄 사람인데 이런 사람의 말을 진실로 믿을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문건파동의 배후가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의원이라고 한 적이 없다는 해명으로 직접 들었다는 이준석 전 위원의 말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고의건 아니건 간에 수첩의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이상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와의 관계. 당청관계의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금의 복잡한 갈등관계가 드러난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당청 간에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고 박 대통령과도 정기적으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 박 대통령 역시 김무성 대표와 언제든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문건 파동 배후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고 말한 것으로 지목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했다.

음 행정관은 자신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문건유출의 배후라는 말을 한 적이 없지만 공직자로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음 행정관의 사표가 수리됐고, 절차를 밟아 면직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공직기강 비서관실이 문건유출 배후 발언의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경질인사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민정수석 항명 파문에 이은 이번 사건으로 자칫 공직기강 해이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무성 대표가 신년 회견에서 자신이 문건유출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 음해라고 반발하는 등 당청 관계가 다시 꼬일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현직 행정관의 발언이 문제가 돼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수첩 논란이후 당청 관계에 어떤 변화가 감지될지 주목된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 논란과 관련해 문건 유출의 배후가 또 다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청와대의 전면적 인적 쇄신과 특검을 요구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당 비대위회의에서, 민생을 걱정해야 할 청와대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국민이 밤낮으로 청와대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이석현 비대위원은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문건파동의 배후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언급했다는 이준석 씨의 말을 인용해, 일개 행정관이 검찰 수사결과에도 없는 이야기를 한다며 음 행정관의 배후는 누구냐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신년 회견 하룻만에 민생은 간데없고 권력암투가 불거지는 것에 대해 국민의 눈초리가 따갑다며, 특검만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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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수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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