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 늙은 샐러리맨의 단상(32)
오늘의 시 - 늙은 샐러리맨의 단상(32)
  • 하진영
  • 승인 2015.10.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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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함우영늙은 샐러리맨의 단상(32) - 함우영

여보시게

가을 풀잎에서는
늘 하늘 냄새가 나네
사랑은
기다림에 앞서고
기다림은
추억을 앞선다는데
언제나 진한
그리운 추억을 앞세워
가을 들녁을
허허로이 헤매도는
바람이 되네.

여보시게

가을 내내
여문 별들이
하나 가득 박혀 있던 하늘도
서글프게 잘려 나가는
허허로운 들녘이네.
이제
지나온 시간들의
나쁜 기억들을
토악질하듯 토해내세
가슴 밑바닥에
퇴적되어 있던
종양같은 쓰라린 추억도
끄집어내세.

여보시게

인생을
손해보지 않겠다고
감정을 저울질 하며
살아온 지난 삶이
가여워지는
늦가을 저녁이네.
우리를 우리라 하지 않고
우리같은 인간이라 하며
넋두리 하던 시절이
그리운
늦가을 저녁이네.

여보시게

삶의 기슭 어디에
숨박꼭질 하듯 숨어있는
꿈을 찾아
보물찾기 하듯
살아온 우리네 삶을 위해
한잔하세.

여보시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절실해야 하는지
절박해야 하는지
누가 알겠나
자네도 나도 모르는
우리네 삶을 위해
한잔하세.

여보시게

눈, 코, 입에
익숙한 것들이
하나둘 사라져갈 쯤에도
또 다른
꿈을 만들어 내는
우리네 삶을 위해
딱 한잔만 더하세.

[한국뉴스투데이 하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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