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협력사 통해 경우회에 우회 지원 논란
현대제철, 협력사 통해 경우회에 우회 지원 논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06.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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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현대제철이 협력사를 통해 대한민국재향경우회(이하 경우회)를 우회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경우회는 퇴직 경찰 모임으로 박근혜 정부의 관제 데모에 가담한 보수 단체다.

지난 4월 한 주간지 보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14년 1월 유럽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쓰고 남은 철스크랩(고철)납품 업무을 A사에 맡겼다. A사는 철 스크랩을 구매해 가공한 뒤 제강사로 납품을 하는 회사다.

현대체철로부터 납품 업무를 받은 A사는 경안흥업이라는 업체와 화물관리 및 해상운송과 관련된 계약을 맺고 재하청을 줬다.

하지만 경안흥업은 당시 직원 수가 3명에 불과했고 화물 운송 업력은 전무한 업체로 A사와 계약을 앞두고 사업목적에 운송사업을 추가하고 A사와 계약 이후 해운중개업을 사업목적에 포함시키는 등 운송 업무가 불가능한 업체였다.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경안흥업이 보수단체인 경우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라는 점이다. 경우회는 어버이연합과 함께 세월호집회 반대시위, 통진당 해체 축구 시위, 전교조 거부 집회 등 청와대 관제 데모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A사와 경안흥업이 하청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철스크랩 관리와 운송을 한 업체는 현대 글로비스와 G사, J사 등 다른 물류업체였다.

반면 경안흥업은 계약만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 A사와 경안흥업이 고철 1t당 10달러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어 현대제철이 A사에 지급한 계약대금 904억 중 30억 원이 경안흥업으로 들어갔다.

경우회는 이렇게 얻은 수익의 일부를 ‘보훈성금’명목으로 고엽제전우회에 지급했다. 고엽제전우회는 베트남전 참전 고엽제 후유증 환자들의 모임이지만 정치적으로 극우 성격을 가진 대표적인 보수단체다. 당시 경우회를 이끌던 구재태 회장은 고엽제전우회의 회원으로 상임고문도 겸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회는 지난 5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어버이연합 의혹규명 진상조사 TF'에서 어버이연합에 자원을 지원한 의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커넥션 관계로 주목을 받은 일도 있다.

한편 현대제철은 A사와 경안흥업의 재하청 문제를 뒤늦게 파악하고 2016년 초 내부감사를 통해 관련 계약을 특혜로 판단, 계약 중단과 관련 임원 문책을 벌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회사가 재하청까지 관여하거나 협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재하청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돈이 쓰이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해 우회 지원을 전면 부인했다. 또 “협력사인 A사는 해외 스크랩 담당인데 계약 해지 당시 조건과 가격 등이 맞지 않아 계약 해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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