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순환출자 고리 끊는 지배구조 개편 ‘첫걸음’
현대차, 순환출자 고리 끊는 지배구조 개편 ‘첫걸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8.03.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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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현대차 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3월 말까지 대기업들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했다.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실태 조사 등을 토대로 올 하반기 강한 제재와 규제를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코스의 합병으로 2개였던 순환출자 고리가 4개로 강화되며 공정위의 압박을 받아왔다.

순환출자란 대기업이 ‘A사→B사→C사→A사’의 순환형 구조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오너 일가가 순환고리 안에 있는 한 회사만 장악해도 전체 계열사를 소유할 수 있는 구조다. 때문에 적은 지분으로 많은 회사를 지배할 수 있어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된다.

현대차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에서 시작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다시 이어지는 4개의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에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등 순환출자 고리의 중심에 있는 계열사들은 지난 28일 각각 이사회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의결했다.

현대차 그룹이 밝힌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과 ▲각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이 매입하고 이를 위해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모듈과 AS부품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할 예정이다.

이후 지배회사격인 현대모비스를 그룹 중심에 두고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 23.3%을 오너 일가에 매각한다. 그러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30.2%로 늘어나게 된다.

합병 이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가지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를 모두 기아차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진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로 바뀌게 된다.

한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매각시 내야할 양도소득세만 약 1조원에 달하는 등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5조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결단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3일 열린 현대건설 주총에서 정몽구 회장이 2012년 현대건설을 인수한 이후 줄곧 유지해온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정의선 부회장이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그룹내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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