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조심해야 할 '독', 감염질환
여름철 조심해야 할 '독', 감염질환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08.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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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놀다간 큰 코 다친다

[한국뉴스투데이] 여름철은 여러 가지 질환에도 노출되는 계절이다. 여름철 알려지지 않은 조심해야 할 독과 진드기 그리고 감염질환에 대해 짚어본다.

▲8월은 풀이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라 나물로 먹던 풀에도 독이 올라서 먹을 수 없게 되는 일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생소해서 위험한 맹독문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아열대성 맹독문어인 ‘파란고리문어류’에 피해를 당한 사례가 발생했다. 올 여름에도 맹독 품은 파란고리 문어가 종종 발견돼 주의를 요한다. 파란고리 문어는 최근 이상 수온으로 열대생물이나 난·한류 어종 등이 국내 바다에서 발견되며 화두에 올랐다.

파란고리문어는 10cm 내외의 작은 크기지만, 복어류에 있는 ‘테트로도톡신’ 이라는 강력한 독을 지닌 맹독문어이다. 이 문어의 맹독 1mg은 사람을 치사시킬 수 있는 양이며, 적은 양의 독에 노출되더라도 신체마비·구토·호흡곤란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몸 표면의 점액과 먹물에도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이 문어 발견 즉시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해녀들과 특히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제주바다 여행 시 화려한 형태나 색상을 지닌 문어는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

해파리에 쏘이면 바닷물로 씻어라
폭염이 심해지며 몇 해 전부터 급증한 해파리는 연평균 360여 명이 피해를 입는 대표적인 바다 독성류다. 폭염으로 인해 수온이 높아지면서, 해파리 서식 지점이 심해에서 낮은 지대로 바뀌었다. 해파리는 몸이 한천질로 돼 있어 헤엄치는 힘이 약해 해풍과 조류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플랑크톤’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흐름을 타고 연안가로 몰려왔다.

국내 해안에는 다양한 해파리가 나타나는데, 그 가운데 독을 가지고 있는 맹독성 혹은 강독성 해파리는 7종정도다. 노무라입깃, 커튼원양, 유령, 야광원양, 꽃모자갈퀴손해파리 등이 국내에 출현하는 강독성 해파리다. 강독성보다 최소 5배 이상은 강한 독성을 가진 맹독성 해파리로는 작은부레관, 라스톤입방해파리가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촉수는 독성을 띠고 있으며,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한다. 촉수의 독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중국에서도 어민 8명이 이 해파리에 쏘여 사망한 적이 있을 정도다. 새우나 물고기 등 수생 동식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며 2000년대에 들어 한국 연안에서 빠르게 증가하며 한국 어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해파리의 독은 찔리는 횟수가 많을수록 피해가 커진다. 쉽게 비유하자면, 일반적으로 강독성 해파리에 쏘였을 때는 꿀벌에 여러 번 쏘인 정도의 통증이 온다. 하지만, 맹독성의 경우 그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맹독성 해파리에 쏘이면, 빨간 반점이 일어나고 가느다란 줄 모양의 상처가 발생하게 된다. 심할 경우 붓거나 열이 날 수 있고 근육이 마비되며 호흡 곤란 증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어린이나 노약자 등 신체적으로 약한 계층의 경우에는 더 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응급조치다. 사실 아직까지 해파리 독에 대한 완벽한 치료제가 없다. 오래 전부터 독성 해파리 피해에 시달린 호주의 경우, 해독제를 만들었으나 완치 확률이 높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요원이 오기 전에 해야 하는 적절한 응급조치가 중요하다.

먼저, 해파리에 쏘인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해파리가 몸에 붙어 있는 경우라면, 절대로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 해파리 촉수에 있는 자포를 자극해 상처에 독이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쏘인 부위에 계속해서 바닷물을 흘려주면서 씻어내야 하며, 플라스틱 카드나 조개껍데기 등을 이용하여 독침의 반대 방향으로 긁어주면 독성을 제거할 수도 있다. 또한 해파리 독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뜨거운 모래나, 온수로 찜질하면 효과적이다. 주변에 베이킹파우더가 있다면 조금씩 상처부위에 발라주면 좋다.

▲자연에서 채취한 버섯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독버섯으로 인한 중독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여름철 독버섯 중독사고 빈번
바다 사고만큼 산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도 다양하다. 최근 자연에서 채취한 버섯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독버섯으로 인한 중독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 1600여종 중, 식용 버섯은 350여 종이나, 야생에서 채취해 식용으로 이용하는 버섯은 20∼30종에 불과하다. 특히 독버섯은 90여종에 달하는데, 여름철에 나는 버섯 대부분은 독버섯이다.

독버섯 중 독우산광대버섯이나 개나리광대버섯은 한 개만 먹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맹독성 버섯으로, 흰알광대버섯과 함께 중독사고가 집중되는 독버섯이다. 독우산광대버섯과 개나리광대버섯은 식용인 달걀버섯과 비슷하고, 흰알광대버섯은 식용으로 많이 채취하는 주름버섯과 비슷해 혼동을 일으키기 쉽다.

각 지자체는 독버섯으로 인한 중독사고 예방을 위해 본인이 확실히 알고 있는 신선한 버섯만 채취하고, 비슷한 것은 다른 종류이므로 채취하지 말 것과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식용버섯과 독버섯의 구별법을 맹신하지 말 것을 항상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 조사 없이 무턱대고 여름철 산행을 하다 독버섯에 중독되는 사고는 아직까지 빈번하게 일어난다.

독버섯은 종류마다 독 성분도 다르기 때문에 버섯을 섭취한 뒤 두통과 구토, 메스꺼움 등을 느낄 경우, 반드시 먹었던 버섯을 들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독버섯 중에는 식용과 유사한 것이 많아 식용버섯으로 잘 못 알고 먹을 수 있는 데다, 일반인이 독버섯과 식용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가급적 야생버섯 채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모르고 먹는 산 풀, 휴가를 망칠수도
8월은 풀이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다. 때문에 나물로 먹던 풀에도 독이 올라서 먹을 수 없게 되는 일이 많다. 특히 가뭄에 의하여 풀에 함유되어 있는 풀 액이 함축되면서 독성분이 더 높게 나타나게 된다. 이렇기 때문에 산 풀을 먹으려면 끓이고 데치었다가 말린 후 먹을 때는 다시 물에 불궈 우린 후 강냉이 가루에 썩어서 먹도록 하여야 한다.

적은양이라도 곡식이 들어가지 않으면 배탈이 반드시 생기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풀은 섬유질이 대부분이고 영양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기에 부족하다. 때문에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그때뿐이고 몸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몸에 좋은 산 풀이라고 그냥 먹는 것을 유의하자. 영양실조 상태에서 영양분이 없는 산 풀을 먹으면 몸에서 흡수되는 것은 유독성분만 흡수되고 섬유질은 거의 흡수되지 않고 장에 남았다가 배설되게 된다.

만일 산 풀을 먹고 배탈이 나면 물 같은 변을 보게 되는데, 이런 설사는 몸에서 수분을 빼앗아 가면서 사람을 탈수상태로 만들어 생명까지 위험하게 한다. 산 풀을 먹고 배탈이 났을 때는 물을 많이 마시는 한편 강냉이를 검게 볶아서 먹거나 현초를 달여서 먹으면 설사를 멈출 수다. 만약 이런 형편이 안 된다면 끓인 물에 소금을 1/10만큼 넣고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설사로 몸에서 수분과 나트륨이 소비된 것을 보충해 줄 수 있어 설사로 하여 생길 수 있는 악 액 질 상태를 극복할 수 있다.

누룽지 물이나 누룽지를 검게 태워 먹는 것도 산 풀로 인한 배탈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한방에서 사용되는 지혈제나 지사제는 거의 모두가 검게 볶아서 사용한다. 검게 볶은 것에는 타닌 성분이 있어 수렴작용을 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 솔잎을 물에 깨끗하게 씻어 먹는 것도 산 풀에 의한 배탈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평소에는 맛있게 먹던 산 풀이라 할지라도 여름이 되면 자연스레 독이 오를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살인진드기 등은 주로 4월에서 10월 사이에 발생하는데, 특히 7,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살인진드기, 말라리아 노출은 위험
살인진드기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적이 있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진드기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여름에는 진드기의 활동이 증가하고 사람들이 들판이나 산에서 야외활동을 자주하기 때문에 이 병을 전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기 쉬워진다.

SFTS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면 1~2주 간의 잠복기 후에 발열, 피로감, 식욕저하, 구토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제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이며 자연 치유될 때까지 입원하여 합병증 발생 여부를 잘 관찰하여야 한다.

이 질환은 예전부터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해왔던 질환으로 추정되며, 원인을 모르고 있다가 2011년에 중국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밝혀내면서 관심을 받게 되었다. 국내에서 발견된 작은소참진드기 1,000마리 중 5마리 정도만 SFTS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이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렸더라도 발열과 소화기 증상 등의 의심 증상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치명률이 6% 정도이기 때문에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야외활동 시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라리아는 ‘Plasmodia’라고 불리는 혈액 기생충 질환으로 암컷 모기에 의해서 흡혈을 통해 전염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지역적으로는 파주, 연천, 철원, 포천, 김포 등 주로 경기도 북부지역의 군부대를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하였으며, 휴전선 부근에서 동서와 남부지방으로 점차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인천, 서울, 태안읍 등에서 군제대자가 아닌 민간인에서의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주로 4월에서 10월 사이에 발생하며 7,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는 온도의 상승에 따른 매개체 모기의 활동 증가와, 장마와 강우로 모기의 발육 조건이 좋아지고, 사람들의 활동도 증가하여 모기에 노출될 기회가 높기 때문이다. 말라리아의 초기 증상은 ‘몸살’이 생겼을 때와 비슷하여 이유 없이 몸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고 식욕이 떨어진다. 이런 상태가 며칠 계속되다가 갑자기 ‘말라리아 발작’이 시작된다.

오한이 나면서 몸을 몹시 떨게 되고 이어 높은 열이 나고 팔다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이런 증상이 2~6시간 정도 지속하다가 땀이 심하게 나면서 열이 떨어지고 상태가 호전된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이런 발작이 하루에도 여러 번 생길 수 있으나, 국내 말라리아인 삼일열 말라리아에서는 2일에 한 번씩 생긴다.

특히 국내에서는 주로 8월에, 경기도 북부 지역을 여행했거나 군복무를 한 적이 있으면서 위와 같은 발열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말라리아를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 말라리아의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급적 야간에 야외활동을 삼가고 긴 팔 소매의 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를 이용한다. 말라리아 유행지역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에는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이 꼭 필요하다.

▲음식을 함께 섭취한 사람들 중 두 명 이상이 장염 증세를 보이면 식중독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가장 흔하지만 가장 무서운 식중독
식중독은 독성 물질이나 세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서 발생하는 장염이다. 음식을 함께 섭취한 사람들 중 두 명 이상이 장염 증세를 보이면 식중독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세균이 만들어낸 독소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는 독소형 식중독과 세균 자체가 장내 점막에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성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독소형 식중독은 조리해 놓은 음식에 세균이 증식하면서 만들어낸 독소가 발열,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 이내에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특별한 치료 없이 구토, 설사에 의해 소실된 수분의 보충만으로 1~2일 내에 자연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살모넬라, 세균성 이질, 비브리오 등의 세균성 식중독은 병원균이 몸에 들어와서 질병을 일으키기까지 증식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진다. 또 항생제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으며 탈수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에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설사나 구토에는 스포츠 음료, 주스 또는 수프 등으로 보충한다.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거나 맥박이 분당 100회 이상이면 탈수가 심하다는 것을 뜻하므로 적절한 수액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음식 조리 및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날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해산물의 경우에는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식재료에 포함되어있던 병원균에 조리기구들이 오염되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한 조리기구들은 끓는 물에 살균하여 보관해야 한다.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신속히 섭취하거나 적절한 냉장보관을 하여야 독소형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여름철은 여러 가지 감염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계절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또 야외활동이 잦아짐에 따라 오염된 음식과 물에 의한 수인성 점염병이 증가하고, 해파리나 문어, 모기, 진드기에 의해 전해지는 감염 병이 잘 발생하기도 하니 무엇보다 철저한 개인위생을 지키며 안전 수칙을 익힌 뒤 휴가를 즐기도록 하자.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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