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홍역’ 비상, 전국 확산 조짐
‘수입 홍역’ 비상, 전국 확산 조짐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1.21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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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 예방접종 필수…예방접종 놓친 20~30대 위험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한 여성이 서울의 한 병원에서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접촉 시 90% 감염
홍역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한 여성이 서울의 한 병원에서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여성은 현재 완치된 상태이고, 그의 가족도 항체 검사를 한 결과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여행 후 발진과 고열을 호소하면 병원을 찾았고, 당시 피부과로 내원했다. 피부과에서는 홍역 증상을 의심해 감염내과 진료를 권했다. 그러나 당시 해당 병원 내 감염내과는 휴진이라 여성은 다른 병원 감염내과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여성을 진료한 병원은 보건소에 바로 신고했고, 보건소 측은 환자를 자가 격리 조치했다.

이것으로 현재까지 밝혀진 홍역 환자는 총 27명이다. 대구 경북이 17명, 경기 안산과 시흥이 9명, 서울 1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2~3명의 환자가 추가 확진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역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다. 홍역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이 걸릴 만큼 확산력이 크다. 24개의 유전자형(유전자 지문)을 갖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유형이 B3과 D8형이다. 중국은 H1이 유행한다. 필리핀 일대는 B3, 태국 미얀마 베트남 등은 D8형이 주로 유행한다.

▲홍역은 한번 걸린 뒤 회복되면 평생 면역을 얻어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동남아 일대 여행객 주로 걸려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1명의 홍역 환자는 D8 유형으로 확인됐다. 환자 가족은 베트남을 여행한 바 있었다. 대구 등 다른 지역의 경우 보건당국이 해외 유입 경로를 추적하고 있지만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애초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4세 이하의 영유아가 먼저 걸렸고, 부모나 의료진이 아이들한테 옮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마저 정확치 않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 해외 유행 타입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홍역은 2001년 국내 대유행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3년 이상 국내 토착형 홍역 바이러스에 의한 환자 발생이 없었다. 이에 지난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 인증을 받았다. 이처럼 퇴치 선언을 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사라진 감염병이다. 해외 유입형으로 판명된 만큼 해외에서 감염된 채 입국한 사람들을 통해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유입 환자(관련 환자 포함)도 2015년 7명 발생 이후 올 들어 4년 만에 가장 많이 생겼다.

▲홍역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다.

예방접종 사각지대 20~30대 주의
이번 성인 확진자 11명은 20대 8명, 30대 3명이다. 홍역 예방 접종 사각지대에 있었던 20, 30대 성인이 취약하다. 홍역 항체가 생기려면 발병 후 이겨내거나 예방주사를 두 차례(생후 12~15개월, 4~6세) 맞아야 한다. 1967년 이전 출생자는 홍역에 걸려서 자연 항체를 갖고 있다. 1회 예방접종은 83년, 2회 접종은 97년 시작됐다. 83~96년생은 1회만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산에서 발병한 20대 환자 3명 모두 1차 접종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과거에 예방접종 약을 냉장 보관하는 시설이 미비해 제대로 주사를 맞았어도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거나 홍역을 앓은 적 없는 20~30대는 주의해야 한다. 또한 본인이 ‘2회 접종 여부’를 잘 모를 경우 출국 전에 접종하는 게 가장 좋다.

홍역은 발열과 함께 온 몸에 발진이 생기는 증상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을 보이고 이후에는 고열과 함께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이 일어난다. 영양 상태가 나쁘거나 면역성이 약하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기관지염, 모세기관지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한번 걸린 뒤 회복되면 평생 면역을 얻어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여행객이라면 돌아온 뒤 홍역 잠복기인 1~3주 안에 발열, 발진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국번 없이 1339)로 연락해야 한다. 무엇보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 등으로 인한 호흡기나 공기로 전파되는 만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 또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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