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식구 동양‧ABL생명 매각설 “왜?”
한 지붕 두 식구 동양‧ABL생명 매각설 “왜?”
  • 손성은 기자
  • 승인 2019.06.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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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인수 이후 한때 중국식 경영 돌풍
중국 금융당국 안방보험 경영 개입에 ‘덜컥’
위탁 경영 시점 만료…해외 자산 정리할까?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설이 잊을 만하면 들려온다. 두 보험사 모두 중국 안방보험그룹 소속 생명보험사. 현재 경영상 난맥을 찾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5년 중국 안방보험 인수 이후 돌풍을 일으켰던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살펴보고 매각설이 반복되는 이유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중국 안방보험 대주주 교체가 가시화하면서 동양생명 매각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사진/동양생명)
중국 안방보험 대주주 교체가 가시화하면서 동양생명 매각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사진/동양생명)

[한국뉴스투데이] 중국 안방보험 소속 동양생명과 ABL생명 두 생명보험사의 매각설이 또다시 제기됐다.

내년 2월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 위탁 경영 기간 만료와 대주주 교체가 예상됨에 따라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안방보험 인수 직후 중국식 보험영업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현재 끊임없는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 안방보험 품에 안겨 잘 나갔는데…

동양생명은 지난 2015년 하반기 동양생명에 인수됐다. 타 보험사가 매각 대상 회상의 경영난에 매각되는 것과는 달리 ‘동양 사태’ 후폭풍에 따른 매각이었다.

동양생명의 매각과 인수는 보험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남겼다. 최초의 중국 자본 한국 금융시장 진출이었을 뿐만 아니라 우량 생명보험사의 매각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안방보험 인수 직후 동양생명은 당시 업계 동향을 역주행하는 방식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17에 대비해 타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역행하며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말 기준 동양생명은 2조421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여 전년도 2515억원 대비 매출 규모가 약 10배가량 성장했다. 단순 초회보험료 규모만 놓고 보면 업계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ABL생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말 중국 안방보험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알리안츠생명을 35억원에 인수한 이후 ABL로 사명을 변경, 동일한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중국 안방보험시기 경영 전략이 적용되지 않았던 2016년 알리안츠생명 초회보험료 규모는 577억원이었지만 다음 해인 2017년 1조228억원으로 약 20배 폭등했다.

◇ 中 금융당국 안방보험 위탁 경영에 ‘덜컥’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변곡점을 맞게 된 시점은 지난 2018년이다. 동양생명의 경우 인수 이후 한창 질주를 거듭하던 무렵이었고 ABL생명은 한창 외형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었다.

문제는 중국 안방보험 수장 우샤오후이 회장 경영 비리 등의 의혹으로 수감되면서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을 위탁 경영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정리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다.

당초 중국 안방보험은 자금 출처의 불투명함과 지나친 해외 투자로 자산건전성에 의혹이 따라붙던 상황이었다.

이에 중국 금융당국이 동양생명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설 것이며 한국 보험시장에서 두 개의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효율이 떨어져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안방보험과 동양생명, ABL생명은 시중에 도는 매각설을 일축하며 영업을 전개해 나갔지만 우샤오후이 회장 구속과 시장 환경 변화에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동양생명의 2018년 초회보험료는 4819억원, ABL생명은 3067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업계 상위권이지만 전년도 대비 매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는 저축성보험 판매 위주 매출 신장 전략의 유지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IFRS17 대비를 위한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는 물론 저축성보험 위주 판매 전략을 가능하게 했던 중국에서의 자금 수혈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 대주주 교체 카운트다운 매각설 또다시 

동양생명과 함께 중국 안방보험 소속인 ABL생명 역시 매각설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ABL생명)
동양생명과 함께 중국 안방보험 소속인 ABL생명 역시 매각설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ABL생명)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출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매각설이 불거졌고 KB금융 등 구체적인 인수 후보군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내년 2월 중국 안방보험 위탁경영 기간이 만료되고 그 이전에 대주주가 교체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최근 동양‧ABL생명 매각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당초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2월까지 안방보험을 위탁 경영하기로 했으나 위탁 경영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위탁경영 만료 이전에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해외 자산 매각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 ABL생명 등은 이와 관련해 안방보험 대주주 교체를 매각으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동양생명은 관련 보도 등과 관련한 한국거래소 풍문 조회 요구에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다만 보험업계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새 회계기준 적용 시 매각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안방보험 입장에선 그 이전에 매각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이다.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안방보험 인수 후보군으론 최근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거론된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를 선언한 만큼 최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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