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수도권 진출 실패 후폭풍에 ‘시름시름’
무학 수도권 진출 실패 후폭풍에 ‘시름시름’
  • 손성은 기자
  • 승인 2019.07.0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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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수도권 진출 선언 이후 시작된 부진의 늪
2015년부터 매해 소주 영업 본업 실적 감소 뚜렷
2018년 결국 적자 전환 수도권 진출 실패 후폭풍
1분기 순익 전환 착시효과…거점 입지 축소 뼈아파

[한국뉴스투데이] 지방 소주의 강자 무학이 수도권 진출 실패에 따른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무학이 수도권 진출에 힘을 쏟는 사이 경쟁사들의 공세로 경남, 부산 등 주요 거점에서의 입지가 좁아졌을 뿐만 아니라 소주 판매 본업에서의 실적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 무학 수도권 진출 선언 후 매출 하락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부산‧경남을 거점으로 하는 무학은 지난 2014년 하반기 수도권 진출에 나선 이후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무학에게 있어 지난 2014년은 수도권 진출 선언의 해이자 역대급 판매 실적을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무학은 2014년 828억7196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이중 본업인 소주 판매 매출액이 2901억4638만원에 영업이익은 814억4985만원에 달했다.

지난 2006년 저도주 소주인 좋은데이를 출시한 이후 저도주 시장과 경남, 부산 주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온 결과였다.

문제는 지방소주의 강자인 무학의 수도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실적, 특히 본업인 소주 영업 실적이 곤두박질했다는 것이다.

무학의 부진은 2015년부터 눈에 띄게 나타났다. 그해 순이익은 288억1283만원으로 전년도 2014년 대비 65% 감소한 것이다.

순이익 감소의 하락의 일차적 원인은 수도권 진출에 따른 마케팅 등 판매비용 증가가 지목된다.

2015년 무학의 소주 영업이익은 656억원으로 전년도 814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판매 및 관리비가 2014년 570억원에서 716억원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 2016년 본격적인 하락세… 2018년 결국 적자전환

무학의 본업 부진은 2016년 본격화했다. 매출액은 2700억원 규모였으나 판매비 및 관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519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20% 줄었다.

다만 무학은 그해 금융순손익 증가 영향으로 순이익은 614억원으로 늘어나 부진을 털어낸 듯한 착시효과가 나타났다.

2017년은 무학의 본업 부진이 심화됐다. 매출액은 2505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44% 감소했다. 반면 판매비와 관리비는 오히려 850억원으로 전년도 비해 10%가량 증가했다.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진출에 힘을 쏟던 무학은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매출액은 1937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2% 감소했다.

이러한 와중에도 판매비와 관리비는 작년 이어 또다시 상승, 소폭이지만 전년도에 비해 2% 늘어났다.

매출액 감소와 판매비용 등의 증가는 결국 영업이익 악화와 순이익의 적자전환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무학은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과 202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 수도권 바라보다 본진 털린 무학

무학이 무리하게 수도권 진출을 시도하는 사이 본거지인 경남과 부산에서 경쟁사가 입지 강화에 성공했다는 점도 부진의 한 요소다.

특히 한때 70%에 달했던 부산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해 현재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올해 무학은 경쟁사와 점유율 진실공방을 벌이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올해 무학은 수도권 진출보다는 실적 부진 만회와 본거지 점유율 회복에 힘을 쏟고 있지만 쉬운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총 5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한번 하락한 점유율은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적 만회도 쉽지 않다.

◇ 창립 90주년 맞이한 2019년 본업 여전히 부진

올해로 창립 90주년을 맞이한 무학은 1분기 순이익 23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7억원 순손실과 비교해 부진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착시효과라는 지적이다.

무학의 1분기 순이익은 전적으로 자산 운용에 따른 이익 반영으로 상승한 금융자산 가치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무학은 해당 기간 영업 외 수익으로 221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 22억원의 상장주식 평가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무학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장부상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실제 1분기 본업 실적은 역대급으로 부진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심각하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0% 감소한 458억원에 그쳤다. 판매비와 관리비용은 193억원으로 13% 줄였다.

무학 입장에선 매출액 감소세는 뼈아팠다. 매출감소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올 1분기 무학의 영업손실은 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7억원보다 약 11억원 무려 150% 이상 악화됐다.

결국 무학은 여전히 본업인 소주 판매 영업에서 부진한 상황이다. 영업손실 규모가 확대돼 본질적으로 실적 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자산 평가이익 상승으로 부진을 탈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효과로 봐야 한다”면서 “올해 1분기만 놓고 속단할 수 없지만 여전히 소주 영업 본업에서는 부진하고 오히려 작년과 비교해 적자 폭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도권 진출에 힘을 쏟느라 본거지에서의 영업 활동에 소홀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뒤늦게 상황 회복에 나섰지만 대선주조 등 경쟁사의 공세도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역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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