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원장 뺏긴 정의당, 난감한 이인영
정개특위원장 뺏긴 정의당, 난감한 이인영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0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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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심상정, 사전교감 여부 놓고 진실공방
정의당 반발에 난감한 이인영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 나선 심상정 정치적 입지 넓혀?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운명은 어디로 가나
국회정상화 과정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정개특위위원장 자리를 빼앗김에 따라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협력 관계에 금이 갔다. 사진은 정의당 심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심상정 의원. (사진/뉴시스)
국회정상화 과정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정개특위위원장 자리를 빼앗김에 따라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협력 관계에 금이 갔다. 사진은 정의당 심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심상정 의원.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감에 따라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의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 정개특위장 자리 놓고 갈등

지난달 28일 진통 끝에 국회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의당 사이의 간극이 벌어졌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심상정 의원이 자리를 빼앗기게 생긴 것이다.

정의당은 즉각 분노했고, 이 원내대표는 사전교감이 있었다면서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갈등으로 인해 소수 야당들은 ‘서럽다’면서 거대 양당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든든한 우군을 빼앗겼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간극은 벌어졌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나눠갖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심상정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정개특위원장 자리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심상정 정개특위원장은 ‘사실상 해고’라면서 분노를 금하지 못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상무위원회의에서 “불신임 직전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살리고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버린 선택”이라면서 크게 반발했다.

◇ 이인영 “사전교감 있었다”… 심상정 “누구와 했냐”

이에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전교감이 있었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해를 구한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그 중간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옮기는 것은 오해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삼가겠습니다만, 훗날 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즉각적으로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의 발언을 버젓이 했다는 것에 또다시 유감”이라면서 누구와 사전교감을 했는지 이 원내대표는 밝혀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의 든든한 우군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갈등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상당히 곤란한 갈등이 됐다.

특히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정의당의 전폭적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안은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정의당의 반발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다른 소수 야당들과의 공조도 쉽지 않아 보인다.

◇ 소수야당에게 부족한 이인영의 리더십 

 

일각에서는 이 원내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 지위라면 소수야당들도 챙겨야 하는데 이 원내대표가 그런 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라면 소수야당들을 다독이면서 정치적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 원내대표는 그런 점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 원내대표가 추경 처리라는 숙제를 안으면서 자유한국당을 국회에 복귀시키겠다는 생각이 앞서면서 다른 소수 야당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정상화 협상에 참가한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자유한국당이 고집이 강한 면도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달래주는 이 원내대표의 정치적 협상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이면서 협상에 임해야 하는데 경직된 상태에서 경직된 내용을 갖고 협상에 임하면서 협상이 깨지는 것이 다반사였다는 것이다.

또한 소수 야당들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내교섭단체끼리만 협상에 임하면서 이번 갈등이 불거지게 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위원장 교체와 관련해 정의당과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정의당은 금시초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위원장 교체와 관련해 정의당과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정의당은 금시초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 선거제 패스트트랙 향방 어떻게… 

다만 정의당에서도 이번 문제를 정치적으로 내걸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심상정 위원장이 정의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심 위원장이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최근 들어 정의당 내부에서도 새로운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심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방안으로 이번 갈등을 최대한 이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사안은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유지 여부다. 정의당이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심 위원장의 자리 즉 정개특위원장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선거제 패스트트랙이 그대로 유지되느냐 여부다.

더불어민주당 특히 이 원내대표가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입장만 밝힌다면 아마도 이번 문제는 한 번에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정의당은 계속해서 이 문제를 갖고 이 원내대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에 있어서 가장 큰 목표가 바로 선거제 개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원내대표가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유지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게 되면 자유한국당이 내놓을 반응이 어떤 반응일지에 대한 것도 걱정거리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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