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갈등, 바른미래당 '붕괴 위기'
혁신위 갈등, 바른미래당 '붕괴 위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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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환 혁신위원장, 손학규 거취 논의에 사퇴
“당 깨려는 세력 있다” 주대환 비당권파 겨냥

혁신안은 통과, 최고위서 갈등 표출될 듯
8월 정계 개편 소문 무성, 미래당 미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거추 문제로 바른미래당 내홍이 극심해지고 있다. 사진지난 11일 오후 울산시당을 방문 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 대표. (사진/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거추 문제로 바른미래당 내홍이 극심해지고 있다. 사진지난 11일 오후 울산시당을 방문 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 대표.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로 갈등을 일으켰다가 가까스로 구성된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가 공중분해 위기에 놓이게 됐다. 주대환 전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동반 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갈등을 보인 혁신위가 끝내 공중분해 위기에 봉착하면서 바른미래당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근본적 물음에 봉착했다.

◇ 손학규 대표 거취 논란 재점화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구성 당시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비당권파는 손 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다뤄야 하는 혁신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당권파는 손 대표 거취 문제는 절대 거론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입장이 충돌하면서 과연 혁신위가 제대로 가동이 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이는 현실화했다.

주대환 전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당을 깨려는 세력이 있다면서 전격 사퇴를 표명했다. 혁신위원 일부가 사퇴하면서 혁신위가 기능을 가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대환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혁신위가 공식 출범을 했으니 열흘 만에 혁신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셈이다. 주 위원장은 지난 일주일은 계파 갈등의 모습이었다면서 혁신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저는 매우 크게 실망했고 특히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서는 크게 분노를 느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비당권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혁신안이 나왔는데 현 지도 체제에 대한 공개공청회, 재신임을 묻는 여론조사 등이 담겼다. 주 위원장은 ‘재신임’ 문구는 심사숙고해야 하며 혁신안을 정하자면 ‘만장일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당권파는 재신임 문구를 넣어야 하며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돌이 불가피했다.

격론 끝에 표결 처리를 하기로 결정하고 실제 표결을 해보니 재신임 문구를 포함한 여론조사 안건에 5명이 찬성을 하면서 주 위원장은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 손학규 퇴진에만 매몰

주 위원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혁신위가 혁신안을 만드는 것에 골몰한 것이 아니라 ‘손학규 퇴진’에만 매몰됐다는 것이다.

당의 미래나 비전 등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혁신위의 역할인데 손 대표만 퇴진하면 모든 혁신이 마무리가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 위원장이 실망을 했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이 당권파인 점을 감안하면 주 위원장 눈에는 비당권파의 모습이 별로 탐탁치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 위원장이 사퇴를 결심했지만 혁신위는 혁신안 발표를 강행했다.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발표했기 때문에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안 상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당규에 따르면 최고위는 혁신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토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돼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비당권파이기에 혁신안을 상정하고 차기 혁신위원장 인선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혁신안에 반대 의사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결국 바른미래당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재 바른미래당 인사들이 ‘3번’을 달고 내년 총선에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8월 이후 정계 개편 가능성

일각에서는 8월 이후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평화당 일부 인사들과 바른미래당 호남 인사들이 통합을 해서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는 소문도 돌고 있으며, 보수대통합도 이뤄진다는 소문이 돌면서 바른미래당이 과연 지금의 형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혁신위가 좌초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계파 갈등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것은 손 대표의 퇴진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더욱 갈등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갈등은 결국 바른미래당의 균열을 더욱 증폭시키고 원심력이 작동되게 된다. 이로 인해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이 바른미래당의 균열을 비집고 정계개편을 이루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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