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긴급 기자간담회, 근조 국회 선언하다
조국 긴급 기자간담회, 근조 국회 선언하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9.03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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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인사청문회 놓고 여야 셈법이 기형아 낳아

여야 합의 기다리던 조국, 기습기자간담회 열어
8시간 동안의 해명, 여론의 방향 어디로 향하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간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간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장장 11시간에 걸친 기자간담회라는 점을 볼 때 사실상 인사청문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가 열리게 한 국회에 대해 근조 국회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국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기형적인 형태가 나타난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노림수는

이날 조 후보자가 갑작스럽게 긴급기자간담회를 갖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자유한국당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사청문회를 놓고 셈법을 너무 복잡하게 가져간 것은 물론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도구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구서가 지난 8월 중순 국회로 송부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 일정 합의조차 나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급기야 조 후보자를 고소·고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야당이 있어왔지만 청문회도 열기 전에 장관 후보자를 고소·고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져야 할 내용을 사법부에 의존하게 만들면서 인사청문회 일정을 완전히 꼬이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피의자 신분을 인사청문회 할 수 있겠느냐면서 인사청문회 일정 합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과 조 후보자 측은 국민청문회를 열겠다면서 맞불을 놓았고, 이에 2~3일 이틀 간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겠다고 합의를 했다.

합의했지만 증인 채택 문제가 걸려

문제는 합의를 한 이후에는 증인 채택 문제로 인해 또 다시 격돌이 일어났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부인, , 모친, 동생 등 가족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의혹만으로 가족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없다면서 2~3일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가족 증인 채택 없이 청문회를 열 수 없다면서 2~3일 청문회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갑작스럽게 증인 채택을 양보할테니 5일 이후로 청문회를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합의된 청문회 일정을 연기할 수 없다면서 결국 이날 무산됐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원내 협상 전략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와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능력을 비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그것을 원내지도부가 제발로 차버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너무 잡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어나고 있다.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도 되기 전에 사법부에 고소·고발한 것이나 증인 채택에 함몰되면서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한 것은 오히려 자유한국당에 독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원내지도부의 원내 협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왔고, 초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장기화 되면서 중도층은 피로감에 쌓이게 됐고, 문 대통령 지지층은 결집을 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손해를 본 셈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블라인드 펀드와 관련해 설명을 했다.(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블라인드 펀드와 관련해 설명을 했다.(사진/뉴시스)

여당의 협치 부재도 원인 중 하나

물론 더불어민주당의 협치 부재도 원인 중 하나다. 집권여당이 되면 야당을 이끌어서 인사청문회를 열게 만들어야 하는데 협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입맛 대로만 움직이게 하려고 하다보니 협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여야 모두가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결국 조 후보자는 긴급기자간담회를 가지게 된 것.

문재인 정부는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로 인해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 후보자 임명 강행으로 인한 야당의 불만은 장외투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내년 총선까지 이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갈등이 과연 누구에게 더 유리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론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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