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요구 받은 자유한국당 보좌진, “나 떨고 있니?”
檢 출석 요구 받은 자유한국당 보좌진, “나 떨고 있니?”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9.26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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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패스트트랙' 수사, 어디까지 파헤칠까
뒷전으로 사라져 버린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보좌진과 의원 생각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좌진 소환 불응은 현역 의원에게 공포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 보좌진 및 당직자들과 국회 패스트트랙 고소 고발 관련 대책회의를 한 박맹우 사무총장과 정점식 의원이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 보좌진 및 당직자들과 국회 패스트트랙 고소 고발 관련 대책회의를 한 박맹우 사무총장과 정점식 의원이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회 패스트트랙 검찰 수사가 예고되고 있다. 검찰은 이미 많은 인사들에게 출석 요구서를 발급했다.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그 보좌진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5일 고소·고발당한 보좌진과 당직자를 불러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대책 마련을 하지 못하면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의원들은 불체포 특권에 숨어있을 수 있지만 보좌진은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보좌진은 무슨 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경찰 수사를 끝내고 검찰로 넘어갔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 수사로 인해 정치적 편파 비판을 받고 있는 검찰로서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논란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서 사보임이 불법적인 것이라는 수사를 먼저 하면 자신도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의원들은 소환 조사에 불응할 예정이다.

문제는 보좌진이다. 국회의원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검찰 소환 조사에 불응할 수 있지만 보좌진은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보좌진이 검찰 수사에 불응할 경우 강제 소환을 할 수 있다.

자칫하면 구속 수사까지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보좌진으로서는 상당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지난 25일 보좌진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의로운 행동이었다면서 검찰의 소환 조사는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도부 상당수가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면책특권이라는 뒷배가 있다.

하지만 보좌진은 다르다. 보좌진은 소환조사에 불응할 경우 강제 소환 방침을 세울 수 있다. 만약 계속 불응하면 구속 수사도 가능하다. 이에 보좌진이라면 상당히 겁에 질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날 회동에서도 별다른 대책 마련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아시다시피 불법 사·보임으로 촉발돼 여당의 폭거로 불법을 자행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우리 모두의 저항이었다”는 원론적인 주장만 펼쳤다.

또한 “우리 의원들이 다 나섰고, 우리 보좌진과 직원들이 정말 분노하면서 온몸으로 저항했다. 근데 그걸로 영상을 보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이렇게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검찰의 행동에 대한 비난만 일삼았다.

◇ 지도부 대책 내놓지 못하고

이처럼 지도부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쏟아냈다. 물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불법 사보임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조사하면 자신도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만약 나 원내대표가 소환조사를 받게 된다면 그에 따라 보좌진도 자연스럽게 조사를 받게 된다.

보좌진은 이런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검찰은 보좌진부터 먼저 겨냥하기 때문에 보좌진으로서는 상당히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치에 꿈을 꾸고 있는 보좌진으로서는 패스트트랙 충돌에 따른 소환조사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는다면 선거에 출마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치닫게 된다.

보좌진으로서는 당연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사무총장과 상견례를 가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지도부가 얼마나 믿음과 신뢰를 보여줄 것이냐는 것이다. 가뜩이나 여의도 당사를 버리고 영등포 당사를 채택하면서 현재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보좌진은 상당히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위한 삭발을 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윤영석, 이장우, 김태흠, 성일종 의원,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 (사진/뉴시스)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위한 삭발을 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윤영석, 이장우, 김태흠, 성일종 의원,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 (사진/뉴시스)

◇ 보좌진 소환 두려움 여전

자유한국당 보좌진으로서는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피의자 소환 없이 기소한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불고속 기소 사례는 검찰 소환 불응은 피의자 소환 없이 기소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

현역 의원은 불체포 특권 뒷배가 있지만 보좌진은 별다른 뒷배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의원과 보좌진이 따로 노는 진귀한 상황에 연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두려움에 떠는 보좌진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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